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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연금 담보 대출 藥인가 毒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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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국민연금을 납부해온 금융채무불이행자들이 국민연금을 담보로 신용을 회복할 수 있는 안을 내놨다. 사회적 소외 계층의 새 출발을 돕는다는 취지로 내놓은 '뉴스타트 2008 프로젝트'다. 핵심은 금융채무불이행자 중 일부를 상대로 한 국민연금 담보 대출제 도입이다. 그동안 자기가 낸 국민연금의 절반을 헐어 금융권 부채를 갚고 대신 미리 빼낸 국민연금은 5년간 나눠 갚는다는 것이다.

금융채무불이행자 대책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원금을 그냥 탕감해 줄 경우 벌어질 수 있는 도덕적 해이 논란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를 이해 못할 바 없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총선용' 아니냐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

먼저 국민연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은 국민연금 운용의 원칙에 어긋난다. 국민연금은 서민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판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런 최소한의 안전판마저 위협하는 조치다. 정부가 국민연금의 존재이유를 스스로 훼손하면서도 사회적 소외계층을 돕는다는 취지를 내세운 것은 역설적이다. 정부는 그동안 생계 곤란을 이유로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 달라는 민원에 대해 '노후 보장' 원칙을 내세워 무시해 왔다.

금융채무불이행자들이 빚 수렁에서 벗어나고 국민연금을 갚을 수 있을 것인가도 문제다. 정부는 IMF 직후인 1998년 국민연금을 담보로 생계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당시 23만여명의 실직자에게 생계자금을 대출했으나 회수율은 9.5%에 그쳤다. 이번에 담보대출을 받을 금융채무불이행자들이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노후에 이들이 받게 될 연금도 그만큼 줄어든다. 수십년 뒤 사회적 소외계층이 그만큼 두터워질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금융채무불이행자에 대한 고육책일는지 모르나 한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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