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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성주·칠곡 민심, "한게 뭐 있냐" vs "朴 봐서…"

▲ 27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성주 5일장에 총선 후보 유세가 열리자 유권자들이 유세를 경청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27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성주 5일장에 총선 후보 유세가 열리자 유권자들이 유세를 경청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고령·성주·칠곡에서는 한나라당 정서와 '친박'정서가 충돌하고 있었다. 복합선거구인 만큼 유력후보들의 출신지역에 따라 칠곡과 성주 간 소(小)지역 대결양상도 나타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 출마한 이인기 후보에 대해 "한 게 뭐가 있느냐"는 힐난과 "박근혜를 봐서라도 찍어줘야 되지 않겠느냐"는 동정여론으로 지역민심이 갈라지기도 한다.

매일신문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이들 3개 지역을 찾았다. 지역주민들은 친박 정서와, 후보들의 고향, 연령대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4~10%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이 후보는 친박정서와 칠곡 출신임을 배경으로 초반 우세를 지켜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IT전문가'를 내세우고 있는 한나라당 석호익 후보는 '한나라당 텃밭정서'와 이 지역에서 재선을 하면서 형성된 '반(反)이인기 정서' 등으로 맞서고 있다. 이날 두 후보는 각각 총선 출정식을 칠곡(이 후보)과 성주(석 후보)에서 열었다. 소지역대결이 시작된 셈이다.

성주시장에서 만난 주필임(78·성주군 선남면) 할머니는 "'박근혜'를 생각해서라도 이 후보를 찍어주고 싶다"면서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장이 죽은 것도 그렇고, 박근혜가 너무 애처롭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주군 노인회관 댄스교실에서 만난 노인들은 "한나라당 후보이자 성주 사람인 석 후보를 찍어줘야 안 되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내 약국 여주인은 "한나라당, 지역 사람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박근혜를 봐서 이인기를 한번 더 밀어줘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칠곡군 왜관의 시장에서는 박 전 대표의 '복당발언'이 투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농부 김모씨는 "당선돼서 한나라당에 입당한다고 하는데 '박근혜 사람' 찍어줘야 하는 거 아이가"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석현(71) 할아버지는 "이 후보가 잘했다고 칭찬받은 적이 거의 없다"며 "바꿔야 하는데 석 후보도 전략공천되는 바람에 인지도가 너무 낮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생선가게를 하는 구본수(50)씨는 "이 후보가 칠곡 출신이지만 젊은 층은 돌아섰다"며 "60, 70대 노년층은 그래도 고향사람인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구수가 가장 적은 고령은 차분했다. 누구를 찍어야 될지 모르겠다거나 선거에 관심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정모(49·고령군 다산면)씨는 "인구도 적고 출신 인물도 없어 투표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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