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親朴 공약은 한나라 복당 뿐인가

"후광얻기 선거전략 해도 너무한다" 유권자·정치권 비난

"국회의원 하겠다는 사람들이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

"박근혜 전 대표가 출마한 것인지 자기가 출마한 것인지 모르겠네. 후보 사진은 안 보이고 박 전 대표 사진만 있네요."

박 전 한나라당 대표의 후광을 입겠다는 딱한 처지는 이해하지만 도를 넘는 '박근혜 마케팅' 전략은 실망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거전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친박정서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자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후보는 물론 자유선진당 후보까지 박 전 대표와의 관계를 강조한 홍보물로 친박정서 자극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공약은 없다시피하다. 친박연대는 당차원의 지역공약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일부 후보자들이 지역 공약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중앙당 차원의 지원방안은 거의 없다.

일부 친박 무소속 후보들은 공약 대신 박 전 대표 마케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의 복당 발언 등으로 선거 초반 기세를 올린 친박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공약 실천 방안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친박연대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최근 한 지역방송 토론회에 참석, "우리는 한나라당에 복당하기 위한 징검다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따로 공약을 만들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상대 토론자는 "공약이란 게 고작 당선되면 한나라당에 다시 입당하겠다는 것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위원장은 "우리는 당선되는 즉시 한나라당으로 복귀하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대운하 반대 외에는 정책과 공약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한나라당이 친박핵심들이 있는 영남권 공천을 계속 미루면서 친박세력을 몰아낸 것을 누구보다 유권자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한 친박 무소속 후보는 10여페이지에 이르는 선거홍보물을 모두 박 전 대표와 찍은 사진으로 도배를 하다시피했다. 그는 예비홍보물의 첫 페이지에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공천 발표 뒤 낙심한 표정으로 고개숙인 사진을 실었다. 다른 홍보물에도 자신과 박 전 대표가 함께 찍은 사진, 고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대형 걸게그림 앞에서 연설하는 사진을 실었지만 자신의 공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한 지역유권자는 "지역유권자들이 아무리 박 전 대표를 사랑한다고 해도 박 전 대표만 팔아서 당선되겠다는 발상은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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