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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美 뉴욕 방문 첫 날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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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오후(한국시간 16일 새벽) 순방 첫 목적지인 미국 뉴욕에 도착한 뒤 숙소인 시내 한 호텔로 이동, 차세대 한인 동포들과 대화를 갖는 것으로 4박 5일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숙소에 여장을 풀자마자 쉴 틈도 없이 곧바로 한인 동포들을 만났으며, 행사 시작에 앞서 동포들에게 손수 테이블 위의 과자를 접시에 담아주며 반갑게 맞이했다.

이 행사는 미국 주류사회의 리더로서 한인 동포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차세대지도자급 한인 동포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으로, 인종과 장애 등 역경을 딛고 성공한 젊은 동포들의 고충을 듣고 이 대통령도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는 따스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방문 첫 행사인 '차세대 한인 동포와의 대화'에서 "교육 금융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젊은 동포 2세들을 스카우트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알리나 조 CNN앵커가 "한인 2세들의 한국 활동 배려에 대해 감사한다"는 말에 이 대통령은 "외국인이 공무원도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서 기회가 많아졌다"며 이같이 말하고 "초교생에게 영어를 가르치려고 동포들을 6개월이나 1년, 2년 코스로 지금 모집하고 있을 거다. 올해 500명 정도 뽑는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로 모든 점에서 유리한 조건이 못 된다"며 "그런 불리한 여건을 딛고 세계 12대 경제 대국이 된 것을 여러분들은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내 임기는 5년이지만 10년 내에 일류 선진 국가 수준에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법도 바꾸고 많은 변화가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올해 FTA를 맺게 되면 한미 관계가 포괄적 동맹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에 FTA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으나 FTA가 체결되면 미국이 동아시아 경제권에 진입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며, 비자 면제 협정에 서명하면 양국 교류 확대에 기여할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 대화에는 준 최 뉴저지주 에디슨시 시장, 미셸 리 워싱턴 D.C 교육감, 대니 전 뉴욕주 브루클린 형사법원 판사, 알렉산더 정 뉴욕시 형사법원 판사, 대니얼 윤 벨스타 그룹 대표, 빌 황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 대표, 존 문 리버스톤사 전무, 신재원 미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부문 책임자, 주주 장 ABC방송 앵커, 알리나 조 CNN 기자, 세계적 환경운동가 대니 서 등 총 11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전신마비 장애인인 알렉산더 정 뉴욕시 형사법원 판사가 대통령 본인의 역경 극복담을 들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지금은 힘들어도 의지를 꺾지 않고 도전하면 언젠가는 남을 도울 수 있는 입장이 될 수 있다"면서 "내가 잘하면 잘 먹고 잘살 수 있다는 격려가 아니라 언젠가 남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 것이 현대건설 CEO 생활을 마치고 서울시장 이후 봉급을 반납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재단을 만들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밖에 이 대통령은 한국의 교육개혁과 관련, "워싱턴에서 교육개혁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교육개혁을 하겠다"고 말했고, 한국의 미국비자면제프로그램 연내 가입 문제에 대해선 "이번에 서명하면 지금도 많이 다니지만 (양국 간) 교류가 더 확대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시간이 부족해 미처 질문을 못한 분들을 한국에 초대하고 싶다. 시간을 두고 이야기하면 소속된 분야에서 한국을 도울 일이 많을 것 같다"면서 "직접 같이 일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어느 곳에 있어도 고국 한국을 잊지 않고 도울 수 있는 끈을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문맹퇴치에 앞서달라는 미셸 리 워싱턴 D.C 교육감의 부탁을 받고 "로라 부시 여사가 교사출신이라 교사의 질을 높이는 데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저는 대통령이 어릴 때 인성을 잘 키워 이런 위치에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한국 속담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는데 어릴 때부터 인성교육을 잘 시켜 어른 말을 잘 듣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나는 영유아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지도자로 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무조건 부모욕심으로 키우기보다는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 최근 '4·9 총선'을 앞두고 자제했는데 돌아가면 그 부분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15일 뉴욕으로 향하는 특별기에서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등 공식수행원과 간담회를 갖고 "쌀값이나 사료값이 너무 올라서 대북 지원을 하는 데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순방 이후 귀국하면 해외 식량기지 확보 방안을 마련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해외 식량기지로 먼저 연해주를 꼽았다. 30~50년 장기 임대하면 북한의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고, 북한까지 운반 거리가 짧기 때문에 북한에 직접 지원할 수도 있다는 것.

또 "삼모작이 가능한 동남아 지역을 장기 임대해 쌀이나 곡물을 생산, 현지에서 사료 등을 만들어 오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부지 확보는 정부가 하고 경영은 민간이 나서서 할 수 있다"고 기본 구상을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뉴욕교민들은 모처럼만에 이뤄진 조국의 대통령 방문에 고무된 듯 교민사회의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이세목 뉴욕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재외동포 정책은 동포를 위한 정책임과 동시에 국가전략을 위한 정책이 돼야 한다"면서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한 현 정부의 슬로건과 같이 윈윈할 수 있는 정책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병창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미지역 부의장은 "이 대통령이 뉴욕동포사회에서 인기가 많으니 5년 뒤에 뉴욕 한인회장 한번 하시겠다면 제가 추천하겠다"면서 '우리나라의 선진경제 건설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했다.

김기철 전 뉴욕한인회장은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다녀갔는데, 모두 (동포들을) 세워놓고 리셉션을 했는데 이번에는 편안히 앉아서 진행된 것"이라고 운을 뗀 뒤 "그동안 한미관계를 지켜보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교민들이 어깨를 펴고 살 수 있게 한미관계가 잘 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도 ▷재외동포청 신설 ▷재외국민 참정권 보장 ▷이중국적 허용 ▷교포 2세 교육 지원 등과 같은 교민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뉴욕에서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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