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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비장애아동 함께 생활 '한사랑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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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그저 나와 조금 다를 뿐…더불어 사는법 재밌게 배워요"

▲ 16일 오후 주헌이가 재윤이의 휠체어를 밀고 있다.
▲ 16일 오후 주헌이가 재윤이의 휠체어를 밀고 있다. "(세게 밀었는데) 괜찮아?"라고 묻는 주헌이. 재윤이는 "어~" 하며 웃었다. 아이들의 웃음이 환하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휠체어 미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16일 오후 대구 동구 율하동 햇님어린이소공원. 30명 남짓한 아이들이 소공원 놀이터 이곳저곳에서 즐겁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갑자기 누군가 "휠체어 타기 놀이 할 사람!"이라며 팔을 치켜들고 소리치자 휠체어에 탄 재윤이(7) 뒤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렸다. 재빠르게 휠체어 손잡이를 잡은 주헌이(6)가 휠체어를 밀었다. 한참을 달리다가 서기를 반복하며, 턱이 있는 곳에서는 익숙한 솜씨로 휠체어 뒤 발판을 발로 눌러 앞바퀴를 들어올렸다.

휠체어를 따르는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30명 남짓한 아이들 중 절반이 장애아라는 사실을 어른들이 알아채기란 쉽지 않았다.

"일부러 장애아동과 어울리게 하려고 보낸 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자연친화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어서 보냈는데, 이제는 아이가 친구들과 뛰어노는 걸 더 좋아하네요."

이순덕(36·여·수성구 황금동)씨는 아들 조현우(6)군을 2년째 동구 율하동의 한사랑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햇님어린이소공원 옆에 있는 이곳은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아들을 이곳에 보내고 싶었지만 '대기자'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아이를 맡기려는 비장애아동 부모가 많아서였다.

이씨는 "아이들이 자기와는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을 배우는 것 같다"며 "집이 수성구 황금동이어서 꽤 멀지만 어린이집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만족해 했다.

◆그냥 다를 뿐이죠=이곳이 부모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장애 구분짓지 않기, 비문자(非文字) 중심 교육 등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면서 특기적성이나 학습 중심의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창의적이고 인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사랑어린이집의 경우 비장애아동의 정원을 20명으로 정해놓았는데 대기자까지 줄을 잇고 있다. 유년부 전체 43명 중 절반이 비장애아동이다.

이곳 아이들은 장애를 '장애'로 받아들이는 대신 '다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저 형은 화가 나면 깨물어요. 원래 그래요. 근데 다른 애들도 화나면 그래요." "쟤는 혼자 놀기 좋아해요. 그래도 착해요."

자폐증이 있든, 신체 장애가 있든 아이들에게는 그저 나와 조금 다른 차이일 뿐이었다.

한사랑어린이집에서 3년째 일하는 이수진(30·여) 교사는 "일반 어린이집에서 4년간 일해봤는데 이곳의 힘은 자율인 것 같다"며 "아이들 스스로 깨달아간다"고 말했다.

◆시작은 어려웠다=장애아동 전문 어린이집이 처음부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니었다. 한사랑어린이집이 2003년 11월 문을 열었지만 어린이집 근처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으면 얼른 손을 잡아끌어 집으로 데려가는 부모들이 많았다.

주민 박미자(34·여)씨는 그때를 돌아보며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데 장애, 비장애는 불필요한 말"이라며 "어른들의 편견이 되레 부끄러워진다"고 말했다.

윤문주(40) 한사랑어린이집 원장은 "아이들에게 장애인은 병원에서 링거병을 든 사람 정도를 지칭하는 말"이라며 "장애아동을 보살펴야 한다거나 양보해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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