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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내달 9일 성주문예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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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황혼에 찾아온 '등 기대는 사랑'

인생의 황혼에 사랑이 찾아왔다. 남은 날이 짧으니 '마지막 사랑'일 것이다. '첫사랑'이 가슴 설레는 사랑이라면 '마지막 사랑'은 애절한 사랑이다. '첫사랑'이 조심스레 손잡는 사랑이라면 '마지막 사랑'은 서로 등 기대는 사랑이다.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는 인생의 황혼에 찾아온 평화롭고 고운 사랑 이야기다.

만물이 깨어나는 봄날 바람둥이 할아버지와 욕쟁이 할머니의 인연이 시작된다. 말다툼과 툭탁거림 속에 두 사람은 가까워지고, 상대가 인생의 빈자리를 메워줄 사람임을 알게 된다.

봄이 가고 여름이 왔을 때 두 사람의 툭탁거림은 신혼부부의 달콤한 사랑이 돼 있다. 그들의 사랑은 첫사랑이 아니다. 그래서 그 사랑에는 설렘보다 원숙함이, 기대보다 배려가 묻어 있다.

상대를 위해 밥을 짓고, 부채를 부쳐주고, 양산을 씌워주고, 손을 잡고 병원엘 간다. 면허증을 따면 신혼여행을 떠나자며 할아버지는 운전면허 공부를 시작한다. 이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온다. 할머니는 오기로 예정된 겨울을 대비해 할아버지의 스웨터를 짠다. 만물이 결실을 맺듯 두 사람의 사랑도 결실을 맺는다.

두 사람은 살아갈 날이 많지 않음을 안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이 마지막 사랑임을 안다. 그래서 더 충실하고 애틋하다.

무심한 계절은 가을을 지나 겨울로 접어든다. 그러나 겨울을 맞이하는 사람은 할아버지 한 사람 뿐이다. 최선을 다했지만 때늦은 운전면허증 취득. 운전면허증을 따면 신혼여행 가자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짜던 스웨터를 보며 할머니를 그리워한다.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는 1년, 사계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정겨운 한옥 툇마루 뒤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잔잔한 배경이 되어 흘러간다. 인생이 가듯 계절이 오고 가고 두 사람은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한다. 두 노인의 사랑은 옛 그림처럼 소박하고 곱다.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 공연은 성주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5월 9일 오후 7시에 열린다. 배우 이호성씨와 사미자씨의 열연은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입장료 1만원, 예술회원 7천원. 054)933 - 6912.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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