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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법의 날을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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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날이 특별한 느낌없이 지났습니다. 법원, 검찰, 그리고 변호사회에서는 법의 날을 맞이하여 법과 관련된 강연을 하고 무료법률상담 등을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무감각한 편입니다. 법의 지배를 통해 사회의 질서를 유지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임에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일반 시민들은 사회생활 속에서 어떤 관계가 깨어져 자신에게 문제가 발생해야만 비로소 법의 중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혹자는 법에 관한 자유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와 같아서 사람들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박탈당하기 전까지는 인식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면담을 청하는 사람들은 법은 항상 자신의 편이고, 현재 상황에서 자신의 이익을 보호해주는 법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법률규정 등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조언을 하면 단박에 '이런 법이 어디 있노!'라고 큰 소리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법률규정을 찾아달라고 재촉합니다. 그런 경우를 당하게 되면 법이라는 것이 항상 '나' 외에 상대방도 함께 고려하여 적용되는 것임을 강조하고, 법이라는 것이 '나'와 '상대방' 사이의 관계를 적정하게 조율하는 것임을 이해시키려고 합니다.

변호사 초기에 친척에게서 선대묘소와 과수원, 그리고 임야를 되찾으려는 소송을 의뢰받았습니다. 재판부에서는 선대묘소와 과수원을 적은 금액으로 매수하고, 임야를 포기하는 조정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승소가능성이 높아 조정안에 이의제기를 적극 권했으나 의뢰인은 선대묘소를 찾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친척 간에 소송을 계속할 생각은 없다며 법원의 조정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승소판결만이 능사가 아니라 상대방과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 양보하면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법대로' 하는 것이 오히려 하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부조리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법대로' 하기보다는 용서와 양보가 오히려 상책이 될 수 있는 경우가 더욱 많습니다. 그래서 '법대로' 보다는 용서하고, 양보하는 것이 문제점을 해결하는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하는 제안을 스스럼없이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법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닌 용서와 양보가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면 법원이나 경·검찰의 일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법의 날을 맞이하여 법조인들이 '법대로'가 아닌 용서와 양보를 홍보하고, 강연하는 것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부질없는 것일까요?

김승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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