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8대국회 開院조차 팽개치고 어쩌자는 건가

오늘 열려야 할 18대 국회 개원식이 틀어졌다.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이 쇠고기 문제를 이유 삼아 국회를 보이콧한 것이다. 18대 국회의원으로 첫 출근하는 날부터 의사당을 비우고 바깥으로 나도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인 것이다.

야당이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른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국민이 부여한 책무이다. 쇠고기 협상 결과를 따지는 것도 그런 점에서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활동은 국회 안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거리에 뛰쳐나가 주먹을 내지르고 촛불을 들 것이라면 굳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 것도 없다. 시민단체나 무슨 운동모임에 가입해도 충분한 활동이다. 개원식조차 팽개친 것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지켜줄 국회법을 걷어찬 것이다. 밥투정 끝에 학교 가지 않겠다고 떼쓰는 어린 철부지 짓과 하나 다를 것 없다.

민주당은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들이 진척을 보일 때마다 요리조리 장외투쟁 구실을 찾아왔다.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금지, 광우병 발생 시 수입금지, 장관고시 연기가 그런 것들이다. 이제는 자신들이 요구한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한나라당이 수용하겠다 하자 또 말을 바꾸어 대통령의 재협상 선언을 조건으로 걸어 등원을 거부하고 있다. 그런 민주당 안에서는 아직 돌아갈 명분이 없다는 얘기도 나오는 모양이다. 자기 직장에 나가는데 무슨 명분이 필요한가. 정상적인 국회의원의 모습 근처에도 안 가는 한심한 소리다.

민주당은 6'4 재'보선에서 지금 민심이 어떤 상황인가를 확인했다. 그런 만큼 돌아선 민심을 챙기는 야당의 역할을 국회 안에서 찾아야 한다. 국익은 뒷전인 채 당리당략에 매달리는 거리선동정치가 노리는 바를 국민이 모를 리 없다. 당장 국회로 들어가지 않으면 언제 부메랑을 맞을지 모른다. 더구나 민주당은 엊그제까지 나라를 책임졌던 집권세력이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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