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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각 일괄 사의 표명과 朴 전 대표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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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승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전원이 물러나겠다고 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불과 107일 만의 일이다. 과거에도 정권이 궁지에 몰릴 때 국무위원 일괄 사의 표명이 있었지만 이렇게 정권 초입에서 나오기는 초유의 사태다. 혼란스런 쇠고기 정국을 탈출하기 위해 내각 총사퇴 카드를 빼든 이명박 정부의 처지가 옹색하기 그지없다.

이 대통령이 교체 폭을 어느 정도로 잡을지 알 수 없으나 여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후임 총리 물망에 오르는 모양이다. 여권 인사와 박 전 대표 측 간에 상당한 물밑접촉이 있다고 한다. 당장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한 구원투수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박 전 대표로서는 고민스러울 것이다. 무엇보다 체면이 구겨진 정부에 들어가는 것이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할 것이다.

상황은 보기 나름이다. 분명 지금은 이 정부가 가장 힘든 때지만 동시에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회일 수도 있다. 5년 뒤를 꿈꾸는 입장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정국을 안정시킨다면 그보다 경쟁력 갖춘 이력은 없을 것이다. 그러한 정치적 득실이 아니더라도 현 정권 탄생에 앞장선 입장에서 박 전 대표는 국민에 무한책임이 있다. 이 정권이 국민에 제자리를 찾아 충실하게 복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이 외친 정권 교체 구호도 의미가 있고, 자신의 미래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박 전 대표는 당내 경선 이후 줄곧 계파만 끌어안고 왔다. 그 탓이 어디에 있든 국민에 비친 이미지는 그게 전부다. 지금이 그런 비좁은 영상에서 벗어날 적기다. 현재 총리 자리는 힘도 없다고 말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나 철없는 소리일 뿐이다. 정치지도자가 권력의 享受(향수)보다 자신을 던지는 희생이 절박한 상황이다. 굳이 총리직이 아니어도 박 전 대표는 힘 있는 지도자로서 역할을 발휘해야 할 입장이다. 언제까지 들어앉아 관망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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