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값이 너무 비싸다. 1천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요지부동.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름 휴가철, 해외 연수 시즌이 닥쳤다. 짐 싸서 비행기에 오를 사람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
이럴 때일수록 '환테크'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 고환율시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낄 수 있을까?
◆수수료를 줄여라
달러값이 올랐는데 환전할 때 수수료까지 많이 내야 한다면? 열 받을 수밖에 없다.
환전 수수료는 은행들이 가져가는 돈이다. 환전하는 사람들에게 환전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겨가는 것이다.
때문에 환전할 때는 이 수수료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선진국으로 가는 여행자라면 현금을 많이 바꾸기보다는 여행자수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외화 현금으로 환전하는 대신 여행자수표를 발급받으면 수수료를 40% 정도 아낄 수 있다.
여행자수표는 수표번호만 알고 있다면 잃어버려도 언제든 재발행이 가능하다. 현금은 잃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여행자수표는 분실에 따른 위험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공항에서 환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때 자신이 엄청나게 많은 수수료를 은행에 넘기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공항 환전소는 비싼 임대료에다 직원 상주 등으로 인해 수수료가 높을 수밖에 없다.
환전 수수료는 인터넷이 가장 싸다. 은행들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아 환전을 예약하고 결제를 한 뒤, 원하는 날짜에 영업점에서 외화를 찾으면 된다. 외환은행은 최대 70%까지 수수료를 깎아주고, 우리은행은 60%,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50%를 할인해 준다. 대구은행도 인터넷 환전 손님들에게 30%의 수수료 할인을 해주고 있다.
공동구매도 수수료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국민은행은 이달 말까지 인터넷을 통해 공동 환전·송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신청한 환전·송금액을 합산해 일정 금액에 이르면, 환전 수수료를 최대 70%, 해외 송금 수수료는 최대 60%까지 깎아준다는 것.
기업은행도 인터넷뱅킹 '공동환전 코너'에서 외화를 공동구매하면 수수료를 최고 60% 할인해 준다. 우리은행도 공동구매 인원이 50명을 넘으면 환전수수료를 최대 70% 할인해 준다.
은행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주거래은행에서 환전하면 수수료를 많이 깎을 수 있다. 은행마다 단골 손님에게는 환전 수수료를 50~70%까지 할인해 주기도 하고, 유리한 환율을 적용해 준다. 여행자수표를 발급받을 때도 마찬가지로 더 싸게 해준다.
◆외화예금을 활용하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로 나갈 때 가장 선호하는 외화는 '달러'다. 그런데 해외여행을 다녀와서 장롱 속에 달러를 처박아두는가 하면 곧바로 원화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유형은 '환테크'를 모르는 사람들. 외화예금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달러를 팔 때는 달러를 살 때보다 환율에서 더 많은 손해를 본다. 외화예금통장을 활용, 외화를 보관하는 것이 좋다.
외화예금에 돈을 넣으면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의 환율인 '현찰 매입률'보다 더 높은 '전신환 매입률'을 적용받는다. 바로 환전하는 것보다 외화예금에 넣어두면 더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
외화예금에도 이자가 붙는다. 중간에 외화가 필요하면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외화예금은 해당 통화를 발행한 나라의 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원화 예금 때보다는 이자가 박하다. 미국 달러 예금 금리는 2~3%대이고, 일본 엔화 예금 금리는 0~2%에 불과하다.
외화예금은 최근 재테크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요즘처럼 달러값이 오른다면 환차익을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기본은 위험의 분산. 한꺼번에 외화를 많이 사들여 예금하는 것보다는 적립식펀드의 방식처럼 조금씩 분할해 매수하는 것이 좋다.
외화예금은 올 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 등 국내 주요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올 들어 1/4분기 동안에만 20억달러 이상 늘어나는 등 환율 급변동기를 맞아 '외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외화예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외화예금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의 '환율안심 외화예금'은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환율이 예치시점보다 하락하면 일정한 환차 보상금을 지급한다. 국민은행의 'KB 적립식 외화정기예금'은 고객이 환율의 상한과 하한을 정하도록 구조를 짜놔 실제 환율이 상한을 넘으면 적립이 중단되고, 하한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로 적립이 가능하다. 분할매수 효과가 만들어지도록 설계됐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인터넷에서 환전·송금하라
▷공동구매를 활용하라
▷외화예금에 가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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