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를 비롯한 영업용 화물차 운송중단으로 주유소들이 극심한 영업난에 직면했다. 고유가로 기름판매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경유 판매까지 줄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
화물차주들로부터 '기름값 강세 와중에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 우리를 울게 만든 주범 가운데 하나'라는 곱지않은 손가락질을 받았던 주유업자들이 이번에는 화물차 파업 때문에 낭패를 당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화물차주 고객이 많은 포항공단의 한 주유소 경우 지난 12일 오후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해 13일부터는 평소의 30%에 불과한 900만원 남짓한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또 16일부터는 간간이 오던 비조합원 차량도 모두 끊겨 뜨내기 승용차만 상대하면서 파리를 날리는 처지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연일읍과 대송면·오천읍·동해면 등 공단과 맞닿아 있는 지역의 업소들 대부분도 비슷한 형편이다. 이 같은 사정은 화물차주들을 VIP로 모시는 포항∼경주∼울산을 잇는 7번 국도변에 줄지어 선 주유소들로 번지면서 가뜩이나 치열했던 주유소 간 경쟁이 더욱 살벌한 신경전으로 확전되고 있다.
대구의 대형 주유업체인 경북광유도 "최근 경유 판매량이 파업 전보다 10~15% 감소했다"고 털어놓았다. 때문에 "지난주에는 가격인상을 유보한 업소도 더러 있었다"고 한 주유소 사장은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화물연대 소속 이모(39)씨는 "툭하면 가격을 올려 얄밉기도 했다"면서 "주유소의 수지 악화에 솔직히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주유업자 최모(53)씨는 "기름값 폭등 상황에서 덕 본 것은 정유사이지 주유소가 아니다"며 "주유업자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보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억울함을 전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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