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선 국립 대구공연아트센터 건립 방안에 관한 '제1차 아트포럼'이 열렸다. 문화계와 건축계 등 전문가 7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포럼은 장장 3시간이 넘는 마라톤 토론으로 이어졌다. 국립 대구공연아트센터 계획안이 발표된 후 처음으로 마련된 포럼인 만큼 다양한 대안과 건립방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들과 대구지역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현실적인 대안과 아트센터 건립 방안은 참석한 시민들의 많은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대구시는 지난 2월 1천500석 규모의 전용콘서트홀과 무대 제작시설, 1천석 규모의 연극·무용전용관을 갖춘 2천 500억 규모의 아트센터 사업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오지 않아 시민들의 궁금증만 증폭시켰다. 이날 포럼은 비록 민간 단체인 대구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주축이 돼 이뤄진 논의였지만 아트센터 건립에 대한 다양한 의견 개진과 생산적인 대안으로 아트센터 계획을 현실화시킨 자리로 평가됐다.
이날 포럼의 핵심 주제는 아트센터 건립의 필요성과 타당성의 내실화였다. 사업비 2천500억 원 중 1천 500억원의 국비를 따오기 위해선 아트센터 건립의 타당성이 타시도에 비해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실제 아트센터 건립 추진안을 검토한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재 예산 규모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천석 규모의 공연장이 8개나 있는 데다 국립공연예술대학교 건립계획과 뮤지컬 전용극장 준공 등 사업이 산발적으로 흩어져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김재석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아트센터 건립을 대구시 발전 방향과 연계, 10~20년 후를 내다보는 비전을 제시할 것을 제안했다. 자칫 대형 공연장만 지어놓고 이를 채울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없어 허덕이거나 서울의 대규모 기획사만 배불릴 수 있는 구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은 황진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책임연구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황 위원은 문화예술지원프로그램 발굴과 문화예술행정인 육성 등 인적 인프라 구축과 함께 아트센터 건립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규모 예산을 투자한 아트센터 한 곳만 집중 육성하기보다는 대학로와 같은 작은 규모의 다양한 문화 공간 육성을 통해 공연문화가 일상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위원은 결국 아트센터라는 문화공간 하나에만 몰입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박명기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과 최상대 대구건축가협회 부회장은 뜻을 달리했다. 아트센터 건립이 불가능하다면 건립된 지 33년 된 시민회관을 리모델링해 전용 콘서트홀을 지어야 한다는 것. 또 단순한 건물 재증축이 아닌 시민회관 일대에 광장을 만드는 등 시민들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특화시킬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기념할 공연을 하기 위해선 지금 당장에라도 건립 추진단을 꾸려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실제 대구시는 올해 안에 아트센터 신축 및 시민회관 리모델링 관련 용역을 전문업체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립된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2009년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안국중 대구시 문화예술과장은 "아트센터 건립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과 동시에 아트센터에서 활동할 수 있는 문화예술인 등 인적 인프라 구축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엔 이원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연구실장과 이은석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황진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책임연구원, 김재석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박명기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 최상대 대구건축가협회 부회장이 참석, 생산적인 토론과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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