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로2008] 히딩크 마법 러시아, 스웨덴 잡고 8강

역시 히딩크였다. 자신이 맡았던 팀을 결코 의미없이 퇴장시키지 않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마법이 러시아를 8강으로 끌어올렸다. 러시아는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스페인에 1대4로 패했던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게 불과 며칠만에 놀랍게 탈바꿈, 스웨덴을 밀어부쳐 승리를 따냈다.

19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티볼리 노이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D조 3차전에서 러시아는 파벨 파블류첸코와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골로 스웨덴을 2대0으로 제압, 2승1패로 마지막 남은 8강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히딩크 감독은 8강전에서 조국 네덜란드와 맞닥뜨리게 됐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러시아는 경기 시작 후 바로 경기를 장악, 스웨덴의 골문을 노렸다. 유리 지르코프가 후방과 중원, 전방 측면까지 파고 들며 폭넓게 활동하고 세르게이 세마크와 콘스탄틴 지리아노프가 중원을 장악하며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지치지 않고 종마처럼 뛰어다닌 러시아의 젊은 선수들은 빠른 원터치 패스로 빠르게 스웨덴 문전에 접근, 측면과 중앙에서 혼이 빠진 스웨덴 수비진을 허물며 연거퍼 정신없이 슛을 날렸다. 러시아는 이전 경기에서 불안감을 보였던 수비까지 견고해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러시아는 미드필더와 윙백들이 가담한 빠른 측면 공격이 위력을 발휘, 스웨덴 수비를 구멍냈으며 2선 침투의 예리함도 빛났다. 전반 24분 지리아노프가 왼측면을 파고든 뒤 크로스를 깔아주자 알렉산드르 아뉴코프가 다시 가운데로 내줬다. 스트라이커 파블류첸코가 이를 받아 오른발 슛, 닫혔던 스웨덴의 골문을 갈랐다.

스웨덴은 3분 뒤 헨리크 라르손이 머리를 돌려 감각적인 헤딩 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맞추고 말았다.

후반 들어 더욱 속도가 빨라진 러시아의 공격이 스웨덴의 의욕을 꺾었다. 후반 5분, 스웨덴의 골킥을 중원에서 차단한 러시아는 빠른 속공에 나서 지르코프가 페널티 좌측 라인을 파고 든 뒤 가운데로 찔러주자 쇄도하는 아르샤빈이 슬라이딩 슛으로 연결, 스웨덴 골망을 뒤흔들었다.

다급해진 스웨덴은 라르손과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프레데릭 융베리의 공격 삼각편대가 부지런히 반격을 노렸으나 예리하지 못했다. 후반 28분 이브라히모비치의 헤딩 슛은 위력이 없었고 뒤이어 교체 멤버 심 셸스트룀의 중거리 슛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오히려 러시아가 경기 종반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며 1, 2골을 더 얻을 수 있었으나 두 골 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만족스런 표정의 히딩크 감독은 선수, 코치들과 포옹하며 8강 진출을 즐겼다.

같은 시각 슈타디온 발스 지젠하임에서 열린 같은 조 경기에서 8강 진출팀 스페인은 탈락이 확정된 그리스를 맞아 앙헬로스 하리스테아스에게 선제 골을 내줬으나 루벤 데 라 레드의 동점 골과 다니엘 구이사의 역전 골로 2대1로 승리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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