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에서 방류한 공장 폐수가 인근 논으로 유입돼 모가 뿌리째 썩어들어 고사하는 피해가 발생, 농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19일 칠곡군 가산면 학하리 주민들은 마을 위쪽인 학상공단에 입주한 기업체들이 오·폐수를 제대로 정화하지 않고 농수로로 방류하는 바람에 올해 벼농사를 망쳤다고 주장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상공단은 1980년대 초반부터 산업개발진흥지구라는 명목으로 개별적인 공장입주가 이뤄지면서 오·폐수처리시설 등 기반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채 60여개소의 공장이 무분별하게 들어서 해마다 인근 주민들과 각종 환경오염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다.
주민 박모(65)씨 등은 "20일 전쯤 학상공단 아래쪽 논 3만여㎡에 모내기를 해 모가 거의 착근을 한 상태인데 4, 5일 전부터 모의 뿌리가 썩고 잎이 누렇게 말라죽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논에 물을 빼보니 논바닥에 검은 이물질이 가라앉아 있었다"며 "오·폐수처리시설 설치나 농수로와 분리한 폐수관로 매설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산면사무소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오·폐수처리시설은 아직까지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상 입주 업체들이 영세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사업비의 자체재원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상공단 운영협의회 업태섭 총무는 "공단이 들어선 이후 지금까지 주민들과 크고 작은 환경오염 문제로 부딪히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사안 역시 공장폐수로 인한 농작물 피해 여부를 두고 자체적인 분석과 함께 입주업체들에게 오폐수 방류 자제를 독려하고 있다"고 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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