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 리그에서 부진했던 독일이 힘과 높이에서 우위를 보이고 효율성 높은 조직력을 되살려 포르투갈을 잠재웠다. 독일은 20일 오전 3시45분 스위스 바젤의 세인트 야콥파크에서 열린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8강전에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1골 2도움)와 미하엘 발락(1골)의 맹활약으로 3대2로 승리, 4강에 선착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2006독일월드컵 3·4위전에서도 2개의 중거리포를 터뜨려 포르투갈을 3대1로 누른 장본인이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부진한 플레이 속에 고개를 숙였다.
서로를 경계하던 독일과 포르투갈은 10분여가 지나는 동안 상대에게 이렇다 할 위협을 가하지 못했다. 포르투갈의 공격 리듬이 독일의 압박 수비와 조직력에 막히며 엇박자를 내는 사이 독일이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2분 독일의 루카스 포돌스키가 두 차례 2대1 패스를 통해 포르투갈의 왼측면을 질풍처럼 파고 들었다. 엔드 라인 근처까지 드리블한 포돌스키는 송곳 같은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슈바인슈타이거가 번개처럼 쇄도하며 발을 갖다 대 포르투갈의 골문을 갈랐다. 오스트리아전에서 퇴장 조치를 당해 이날도 벤치에 앉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요아킴 뢰브 독일 감독이 벌떡 일어나 두 팔을 치켜 들며 환호했다.
뒤이은 전반 26분, 독일의 추가 골이 터졌다. 슈바인슈타이거가 중앙선 조금 지난 지점에서 날린 프리킥이 포르투갈 문전으로 날카롭게 휘어졌고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돌아 들어가며 헤딩 슛, 재차 포르투갈의 골망을 뒤흔들었다.
독일 수비에 막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필리페 스콜라리 포르투갈 감독은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포르투갈도 반격의 한 방을 날렸다. 전반 40분 후방에서 빠르게 올라간 패스가 호날두에게 연결돼 페널티구역 왼측면에서 날린 슛이 독일 골키퍼 옌스 레만의 손맞고 나오자 누누 고메스가 왼발로 차 넣어 만회 골이 터졌다.
후반 들어 포르투갈이 공격의 주도권을 잡고 동점 골을 노렸으나 독일의 높고 정교한 세트 피스가 다시 성공하며 승부를 더 기울게 했다. 후반 16분 슈바인슈타이거가 후방 왼측면에서 날린 프리킥이 문전에서 솟구친 발락의 머리를 맞고 포르투갈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 두번째 골과 흡사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포르투갈은 루이스 나니와 엘데르 포스티가 등 공격수들을 잇따라 교체 투입했고 독일은 클레멘스 프리츠 등 수비수들을 더 집어넣으면서 두터운 방벽을 구축했다. 독일의 수비벽에 막힌 포르투갈은 나니와 라울 메이렐레스, 데코 등이 독일 수비벽 바깥에서 잇따라 중거리 슛을 날릴 뿐이었다.
후반 42분, 나니가 왼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방심한 독일 수비수들 머리 위를 지나 포스티가의 헤딩 슛으로 연결, 포르투갈이 두번째 만회 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늦었다. 포르투갈이 분주하게 공격에 나섰지만 남은 시간은 너무 짧았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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