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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장례식장, 버젓이 불법영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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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청은 이번 주 안으로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동경병원과 효산병원, 천주 성삼병원, 한패밀리 병원 등 4곳에 대해 대구시 도시계획조례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수성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이미 한두차례 시정지시를 내렸지만 이행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좀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남구의 굿모닝병원과 푸른병원은 벌써 2차례 고발을 당하고 수백만원의 벌금처분을 받았지만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달서구청도 달서병원, 성서병원, 수병원, 남강병원, 허병원, 보광병원 등 6곳에 대해 고발을 계속하고 있으며, 북구에서는 가톨릭병원(피부과병원)이 불법 영업 중이다.

◆장례식장은 불법영업 중

도심 불법 장례식장들이 성업 중이다. 각 지자체는 현행법상 불법인 장례식장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장례식장 측은 이런 제재 조치에 콧방귀라도 뀌듯 버젓이 불법 운영을 계속하고 있는 것.

지자체가 일부 병원 장례식장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리고 경찰에 고발하는 근거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이에 따른 대구시 도시계획조례 제61조에 따른 것이다. 이들 병원이 들어선 곳은 용도지구가 '미관지구'로 지정된 곳으로 관련법상 장례식장을 설치·운영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문제는 명백한 불법 영업이지만 경찰 고발 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는 것. 한 구청 관계자는 "벌금이라 봤자 200만~300만원 수준으로 장례식 1, 2건만 유치하면 손실을 메울 수 있는 수준이다 보니 대부분의 불법 장례식장이 행정조치를 무시하고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좀 더 강력한 제재 방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강제철거'라는 최후의 수단이 있긴 하지만 병원 자체가 합법 건물이다 보니 사실상 집행이 불가능한 것이다.

◆과연 합법화할 수 있을까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2월 말 장례식장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현재 관보 고시(告示) 절차만을 남겨놓고 있지만 시행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지금껏 '불법'이었던 병원 장례식장들이 모두 구제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장례식장이 들어설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대구 북구의 C병원(노원동)은 의료법 개정을 기대하고 장례식장 개업을 준비해왔지만 법 시행이 미뤄지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법 개정이 주민 반발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이라는 것. 이모(42·달서구 두류동)씨는 "밤낮으로 문상객들의 불법 주정차에 시달리고 아이들이 영구차를 따라다니면서 논다"며 "동네에 장례식장을 허용하는 법을 만드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과 법 사이의 충돌도 문제다. 국토해양부는 현행 장례식장을 불법으로 규정해 놓고 있는 '국토법'을 개정할 생각이 없으며, 지난 2월 개정된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장례식장은 의료기관의 부속시설로 볼 수 없으며 별도의 용도건물로 봐야 한다"는 내용의 별도 조항을 신설한 것.

기존 장례식장업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한국전문장례식장협회 김길선(62) 연구위원은 "주거지역이나 미관지구 내 병원 장례식장이 불법이라는 데 대해서는 이미 2006년 9월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사항"이라며 "복지부가 이를 무시하고 의료법을 통해 장례식장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구에서는 15개의 병원 장례식장이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는 272개의 불법 장례식장이 성업 중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 미관지구=국토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시의 미관을 유지하기 위하여 지정하는 용도지구. 중심지 역사문화 일반 미관지구가 있으며 미관지구의 위치, 환경 특성에 따라 건축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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