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갓바위 케이블카'에 정말 필요한 고려

대구시청이 어제 갓바위 케이블카 가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래된 사업인데도 자연훼손 논란 때문에 계속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오던 대구시청이 드디어 적극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모양새다. 이미 있던 앞산 삭도까지 철거를 강행했던 대구시청의 이런 태도 변화는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그 삭도가 기부채납 기한을 맞아 공공으로 소유권까지 넘어오게 됐는데도 오직 자연 복원만 강조했던 게 불과 얼마 전 일이었던 것이다.

마침 전국적으로 환경 못잖게 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판국이니 여기라고 판단이 달라지지 말라는 법은 없을 터이다. 갓바위로 오가는 북편 경산 와촌 지역 접근로가 대대적으로 정비된 후 상권이 쇠퇴했다는 남편 대구 공산 지역 상인들에겐 이를 만회할 새로운 장치가 필요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일의 추진에 허점이 없어야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대구 동구 출신 국회의원이 대구시장을 만나 케이블카 허용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환경의 일은 환경의 설득력으로 풀어야지 정치의 힘으로 밀어붙이다간 탈이 날지 모른다. 갓바위 불상 왼편 200m 지점에 터미널을 만들면 자연훼손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지만 그 구간 남북으로 흐르는 팔공산 주능선을 제대로 보호하려면 남편 명마산 쪽으로 더 내려간 지점까지 물러앉힐 필요는 없는지도 재검토돼야겠다.

갓바위 케이블카 건설 여부는 대구권역의 중대사다. 몇몇 시청 공무원이 판단과 결정을 독점해 좋을 사소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건설을 추진하게 되더라도 느닷없이 결정해 발표하는 방식은 이제 시대에 맞지 않아 갈등만 키우게 될지 모른다. 보다 광범하고 심도 있게 검토하고 공감대를 넓혀 가는 노력이 절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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