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승 경주시장이 왜 180도 U턴 했을까?'
백 시장이 1일 기자회견에서 '한수원 본사 이전지 재론'을 사실상 공론화하고 나서자 많은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한수원 본사 이전지에 대해 백 시장은 그동안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시내권 시민사회단체와 시의회 일각에서 줄기차게 시장의 의사를 밝히라고 요구할 때마다 "이전 예정지에 문화재가 쏟아져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고선 그대로 간다"고 했고, "양측이 아무 조건 없이 이전에 합의하면 정부에 건의는 할 수 있다"는 정도였다.
백 시장의 발언만 놓고 보면 바뀐 게 하나도 없어 보인다. 양측이 합의한 것도 아니다. 다만 유일한 변화라면 김일윤 국회의원이 4월 총선에서 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을 다른 후보들보다 적극적으로 주장해 당선된 것 정도다.
특히 한수원 본사 이전지 재논의에 관한 한 발언 영향력은 국회의원보다 시장이 훨씬 우위에 있다. 누가 뭐래도 시장이 움직이지 않으면 이 문제는 풀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이 문제는 경주의 뇌관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남은 2년도 이 문제로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걸 모를 리 없는 백 시장이다. 그런데 백 시장은 1일 작심한 듯 말을 쏟아냈다. 속내를 잘 안나타내는 시장임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언급이다.
때문에 이날 백 시장이 '다른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시중에서 나돌았다. 백 시장의 국회의원 보선 출마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김일윤 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후 백 시장의 측근들이 움직인다는 말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아무튼 백 시장의 스타일상 이 문제에 관한 한 앞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며 뉴스를 생산해낼 전망이다. 정치적 계산을 했다면 그로서는 잃을 게 없다. 동경주에 한수원 본사를 그대로 두자는 것보다는 시내권으로 옮기자는 여론이 현재 훨씬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 시장 입장에서는 다수의 여론을 등에 업으며 밀어붙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이 성사된 후 만약에 보선이라도 치른다면 금상첨화의 격인 것이다. 떠밀려 출마할 수도 있다. 그는 이미 방폐장 경주 유치로 재선 고지를 거뜬히 넘은 이력이 있다.
설령 보선 출마를 하지 않는다 해도 이 문제로 손해될 게 없다. 시정 장악력을 그만큼 더 높일 수 있고, 성사시킨다면 3선 시장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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