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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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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이면 '꾼'들은 곧잘 막걸리 생각에 목이 간질간질해지곤 한다. 불황으로 시름겹다가도 퇴근길에 동료들과 함께 두부김치 안주로 한 잔 걸칠 생각을 하면 하루가 한결 행복해질 수 있을터이다. 그러고보면 두부만큼 서민의 밥상, 샐러리맨의 퇴근길 한 잔에 단골로 오르는 먹을거리도 드물성 싶다. 구수한 맛과 다양한 미각으로 변용될 수 있는 넉넉한 품새 덕분에 까마득한 옛날부터 사람들에게서 사랑 받아오고 있는건 아닐까.

豆腐(두부)의 시조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漢(한) 고조 劉邦(유방)의 손자인 회남왕 劉安(유안: BC 179~122)이라는게 정설처럼 돼있다. 유안이 安徽省(안휘성) 淮南(회남)의 八公山(팔공산) 일대에서 각종 方術(방술)에 능한 사람들을 거느리고 살던중 우연히 두부를 만들게 됐고, 그가 지은 '萬筆術(만필술)'에 제조 방법이 기록돼 있다 한다.

2200년전쯤 중국에서 시작된 두부는 한반도로 건너왔고 다시 일본땅으로 전래돼 각국의 풍토에 따라 분화, 발전됐다. 삼국 모두 두부 종주국 중국을 따라 같은 명칭을 사용하되 발음은 떠우푸(중국), 두부(한국), 도우후(일본)로 조금씩 달라졌다. 우리나라 두부가 가장 단순한 편이고 중국과 일본 것은 맛과 모양이 매우 다양하다. 대체로 일본 것은 약간 콩비린내가 날 정도로 콩 향기가 강하고 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중국 것은 유별난 미각을 자랑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특히 유명한 것은 '썩은 두부'로 알려진 처우떠우푸(臭豆腐). 두부를 볏짚으로 덮어 썩힌 발효두부로서 우리네 청국장은 명함도 못내밀 만큼 고약한 악취를 풍긴다. 하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있다나.

두부는 현대인에게도 영양식품, 다이어트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와 러프버러대 과학자들의 연구에서 특히 65세 이상으로 두부를 많이 먹는 사람들의 경우 오히려 기억력 감퇴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다. 치매에 취약한 노인들의 두뇌세포가 콩 속에 함유된 에스트로겐 호르몬을 불필요하게 다량 공급함으로써 손상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치아가 약한 노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인 두부가 오히려 노인들을 해롭게 할 수 있다니 아이러니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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