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소유 된 경주힐튼호텔…새 주인 찾나?

경주 보문단지 내 힐튼호텔 경영권이 일단 정부로 넘어가면서 이 호텔의 새 경영진 등장과 향후 운영 전망 등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나고 있다.

검찰은 9일 지난 1999년 대우그룹 퇴출과정에서의 구명로비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베스트리드 리미티드사(옛 대우개발)의 주식 지분(시가 1천100억원)이 미납 추징금이 17조9천억원인 김우중 전 회장의 은닉재산인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자진반납 형식으로 압수했다고 밝혔다.

베스트리드 리미티드사는 양산의 아도니스골프장을 비롯해 에이원컨트리클럽과 경주힐튼호텔 등의 지주회사로 그동안은 김 전 회장의 부인 정희자씨가 대주주권을 행사하며 경영해 왔다.

검찰은 또 김 전 회장이 은닉한 자금으로 사들인 미술품 134점(구입가격 기준 7억8천만원)도 압류했다고 밝혔다. 이 미술품 상당수는 경주 힐튼호텔 옆에 개관중인 선재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호텔 경영권이 사실상 정부로 넘어감에 따라 이 호텔의 운명도 앞으로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호텔 측과 경북관광개발공사 측은 "정부가 당분간 현 경영진을 그대로 끌고 가며 운영하되 재산관리인을 파견하지 않겠느냐"며 그 후 공매를 통해 새 주인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호텔 직원들은 김 전 회장의 부인 정씨가 외동아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위로차원에서 건립한 선재미술관의 향방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한 직원은 "정씨는 아들 때문인지 끔찍할 정도로 미술관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힐튼호텔이 보문단지 내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새주인을 찾는다면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주시의 한 관계자는 "호텔은 누가 경영하느냐에 따라 영업과 고객서비스 등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면서 "정부가 대주주가 될 경우 아무래도 느슨해져 세계적 수준의 호텔 이미지가 흐려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객실 324개 규모로 보문 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을 자랑하는 경주힐튼호텔은 국내 유명인사들 뿐만 아니라 한일 정상회담 개최와 세계 각국의 VIP들이 자주 찾아 온데다 크고 작은 국제행사를 성공리에 열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어 왔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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