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의회, 원구성 끝나자마자 집단 해외연수 '빈축'

경북도의회(의장 이상천)가 후반기 원구성과 동시에 도의원들의 무더기 외유성 호화 연수, 상임위 배분 자격 시비 등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도의원 13명과 의회 직원 등 18명은 오는 15일부터 14박 15일 일정으로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등 중남미 5개국을 방문한다. 환경 및 쓰레기 처리, 대중교통 운영 실태, 문화재와 관광자원 개발 현황 등을 살피고 의정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것.

하지만 방문 일정이 칠레의 와인공장, 잉카유적지 마추픽추 등 관광지가 다수 포함된데다 우리보다 환경 및 쓰레기 처리 등 운영 능력이 뒤처진 것으로 알려진 중남미 국가를 의정활동 견학지로 택한 것도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또 이번 연수에는 비용만 1인당 770만원에 달하고 이 중 720만원은 의회예산으로 충당, 국민 세금으로 호화 외유에 나선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연수단에는 당초 도청이전 특위위원으로 선임된 의원까지 포함됐다가 비난여론이 일자 여행단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원들의 관광성 해외 호와연수는 해마다 되풀이되고 그때마다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지만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경북도의원들은 지난해에도 터키, 그리스,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국가에 연수를 다녀왔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도의회 내에서도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한 도의원은 "쇠고기 파동에 이은 고유가로 도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도청이전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일 잘하라고 뽑아놓은 의원들이 후반기 의정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외유에 나선다니 부끄럽다"고 말했다.

상임위원 배정 시비도 불거지고 있다. 해당 상임위와 관련된 직종에 있는 의원의 경우 상임위 배정시 배척하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지만 도의회가 이를 어기고 건설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모 도의원을 건설소방위원회에 배정한 것. 상임위 활동과 관련이 있는 시의원들을 해당 상임위에 배정하지 않고 있는 대구시의회와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해당 도의원은 "지역간 건설 예산 편차가 커 이를 시정하기 위해 건설소방위에 신청했다"며 "건설 관련 업체를 운영해 왔으나 이미 동생에게 사업을 물려준 상태고 문제가 되면 상임위를 옮기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올 초 자녀동반 외유로 말썽을 빚은 대구시의회의 경우 제5대 후반기 의회 출범과 함께 의원 해외연수 방식을 전면 바꿀 방침이다. 의원 전체 해외연수가 아닌 상임위별 혹은 상임위 내 팀별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연수 내용에 관광은 제외하는 대신 출발 전에 해외연수 지역의 지자체, 의회 등과 교류한 뒤 현지 세미나, 토론회, 정책 성공 사례 견학 등 실무 위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영식 경제교통위원장은 "의원들과 협의를 거쳐 의원들마다 과제를 미리 선정해 각자 해외연수를 다녀온 뒤 그 결과를 상임위에 발표하는 방식을 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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