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서 맴돌던 대붕은 2연패를 바라보는 지난해 우승팀 성남고와 전통의 명문 인천고 사이에서 날개짓하며 내려앉을 채비를 하고 있다. 13일 제30회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결승에서 성남고와 인천고는 각각 경북고와 군산상고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삼성 라이온즈의 2009년 1차 지명 신인인 경북고 유격수 김상수는 공·수·주를 겸비한 유망주. 성남고와의 대붕기 4강전에서 김상수는 경기 초반 공격의 물꼬를 텄고 3회초에는 정확한 홈 송구로 역전의 위기를 막았다. 하지만 2대3으로 뒤진 4회초 수비에서 평범한 내야 땅볼 타구를 잡아 1루에 악송구하는 바람에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고 이후 경기 분위기는 성남고에 넘어갔다.
두번째 4강전인 인천고-군산상고전에서는 프로야구 각 구단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강지광이 투·타에서 맹활약, 인천고가 승리를 거뒀다.
이에 앞서 일시 정지게임이 선언됐던 12일 8강전에서 경북고와 인천고는 각각 신일고와 대구고를 6대5로 눌렀고 상원고는 군산상고에 5대6으로 졌었다.
■성남고 8-4 경북고
경북고는 2학년생 잠수함 투수 김종화가 1회초 성남고 타선을 3연속 삼진으로 막은 뒤 1회말 '공·수의 핵' 김상수를 앞세워 2점을 먼저 올렸다. 좌익선상 2루타를 날린 톱타자 김상수의 3루 도루, 권현규의 몸에 맞는 볼과 도루로 잡은 무사 2, 3루 찬스에서 구본욱의 희생 플라이와 한승지의 중전 적시타로 2대0으로 앞서 나갔다.
성남고의 반격도 매서웠다. 2회초 2사에서 정찬송이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려 1점을 만회한 데 이어 3회초 동점을 만들었다. 류현철의 중전 안타와 박찬의 몸에 맞는 볼 등으로 만든 2사 1, 3루 기회에서 최천수가 왼쪽 담장을 바로 맞히는 2루타를 날려 2대2가 됐다. 경북고는 유격수 김상수가 정확한 송구로 홈을 파고 들던 1루 주자를 아웃시켜 추가 실점을 막은 것이 다행이었다.
성남고는 한 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4회초 1사 2, 3루 기회에서 류현철의 내야 땅볼로 2대3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장희욱의 유격수 땅볼을 잡은 김상수가 1루에 악송구를 하는 바람에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6회초에는 투수 폭투로 1점,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박찬의 몸에 맞는 볼로 1점을 추가했고 8회초 장희욱의 적시타로 점수 차를 2대8로 벌렸다.
8회말 경북고는 김상훈의 볼넷에 이어 김상수의 1타점 우익수 쪽 3루타에 이어 구본욱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따라붙었지만 이미 기운 승부의 추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인천고 5-3 군산상고
군산상고는 1회초 정성환의 볼넷과 우태섭의 중전 안타 등으로 잡은 1사 1, 2루 기회에서 최윤철이 좌월 2루타를 날려 2점을 먼저 얻었다. 2회초 군산상고는 1점을 추가했다.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윤석재는 인천고 투수 이하늘의 1루 견제가 뒤로 빠진 틈을 타 3루까지 내달렸고 위기를 맞은 인천고는 에이스인 '투·타의 핵' 강지광을 급히 마운드에 올렸으나 박종훈의 스퀴즈 번트로 1점을 더했다.
인천고는 4회말 2점, 5회말 1점을 얻어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보여줬다. 4회말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박주용의 외야 희생 플라이와 김훈영의 적시타로 2득점했다. 5회말에는 김인영의 내야 안타와 이창진의 볼넷 등으로 1사 1, 2루 기회를 만든 뒤 강지광의 좌전 적시타로 3대3으로 균형을 맞췄다.
분위기를 탄 인천고는 강지광이 마운드에서 군산상고의 공격을 봉쇄하는 사이 승기를 잡았다. 6회말 2사에서 주민혁의 우중간 2루타에 이어 김인영의 우중간 적시타로 1득점, 역전에 성공했다. 7회말에는 강지광의 좌전 안타와 이홍민의 희생 번트로 잡은 2사 2루 찬스에서 박민호의 중전 적시타로 5대3으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타석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강지광은 마운드에서도 7과 2/3이닝 2피안타 12탈삼진으로 역투, 인천고를 결승으로 이끌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대붕기 전적(13일)
성남고 011 302 010 - 8
경북고 200 000 020 - 4
▷승리 투수=공현우 ▷패전 투수=진효룡
군산상고 210 000 000 - 3
인천고 000 211 10X - 5
▷승리 투수=강지광 ▷패전 투수=조보빈
■오늘의 대붕기(14일)
14일 오후 4시 성남고- 인천고(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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