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옥관의 시와 함께] 꽃들의 음란행위/이생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꽃들의 교미는 대낮에 한다

꽃보다 아름답다

별꽃에

양지꽃

보잘것없는 꽃까지도

탱탱 불어서 터질 것 같다는 음란

기어오르고

문지르는 행위는 없지만

나보고 비켜 달라는 눈치

공연히 내가 부끄러워진다

일요일 낮에 앞산에 올라갔다가 자귀나무가 분홍 꽃술을 달고 있는 걸 봤지요. 리기다소나무 아래 풀숲에는 달개비꽃이 짙은 청색 꽃망울을 매달고 있었고요. 풀·나무들이 꽃피우는 걸 보면 이들이 연애편지를 쓰는 게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벌·나비에게 어서 제 방으로 방문해 달라고, 야밤에 담 타넘고 오지 말고 대낮에 중인환시리에 자기 품에 안겨달라고 연분홍 연서를 쓰는 거죠. 아닌 게 아니라 식물들이 쓰는 '화두(花頭)문자', 그게 꽃이 아니고 뭐겠어요. 아니, 풀·나무가 그린 춘화도가 꽃이 아니고 뭐겠어요.

꽃은 원래 아무런 부끄러움이 없건만 사람만 공연히 부끄러워지니 무슨 까닭일까요. 그런데 꽃 피우는 일을 음란행위라니, 그건 정말 너무하셨어요. 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대구경북의 행정통합 특별법이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계산으로 무산 위기에 처하면서 지역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대...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했지만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체감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25일 오후 7시 25분쯤 경북 영주시 안정면에서 공군 F-16 전투기가 야간 비행훈련 중 추락하여 산불이 발생했으며, 조종사는 20m 높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서 관세 협정 체결 국가들이 무역 합의를 유지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연방대법원의 위법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