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의로 경기 포기 신일고 감독 등 중징계

심판 판정 불만 표시 인듯

제30회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준결승전에서 신일고가 사실상 경기를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져 논란을 빚었다. 신일고는 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11일 신일고(감독 손상득)는 경북고와의 준준결승전에서 12회 연장 승부 끝에 5대5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이튿날 13회부터 이어진 경기에서 15회까지 팽팽히 맞섰으나 16회말 수비에 나선 신일고는 세 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뒤 투수가 일부러 타자 뒤로 공을 던져 결승점을 내줬다.

두 번째 볼넷 때는 신일고 포수가 아예 일어나서 공을 받았고 이를 이상히 여긴 주심이 잠시 경기를 중단시킨 뒤 신일고 코칭스태프와 의견을 나눴다. 하지만 다음 타자 역시 볼넷으로 걸어 나갔고 투수 폭투가 이어지며 경기가 끝났다.

하지만 신일고의 행위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 스트라이크, 볼 판정 등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 경우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절차를 밟아 항의를 했어야 될 문제였다. 이번 행동은 경기를 중단하고 선수단을 철수시키는 일보다도 못한 처사였다는 것이 경기를 지켜본 야구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대한야구협회에서 파견돼 이번 대회 내내 경기를 지켜본 이규석 대회 심판위원장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어린 선수들 보기에 부끄러운 행동이다"면서 "심판 판정에는 문제가 없었다. 고교 선수들을 보러 야구장을 찾은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도 마찬가지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14일 신일고 손 감독은 심판 판정 불만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항의) 방법이 거칠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보다 세련되게 의사를 밝힐 수 있었을 거라는 후회는 든다"면서도 "심판 판정은 각자 처한 입장에서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것이라는 것 외에 더 무슨 말을 하겠나. 고향에서 그러자니 고민도 많이 했다. 다만 선수들이 상처와 피해를 받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대구시야구협회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신일고의 손 감독은 자격정지 3개월, 고의성 짙은 패배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허모 야구부장은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내리기로 하고 14일 징계사유서를 대한야구협회에 전달했다. 대한야구협회는 이를 검토 후 별다른 하자가 없으면 그대로 발표하게 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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