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그간 설치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었던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22일 대구시청에서 가진 시민·사회단체 실무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올 연말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설계가 발표될 때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를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지하상가 상인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지만 시민 보행권 보호 차원에서 성사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원활한 추진을 위해 시민단체들이 많이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시장의 이날 확언에 따라 지금까지 설치→유보→재검토를 오락가락하던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문제는 설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당장 지하상가 상인들이 '횡단보도 설치는 곧 상권 몰락'이라며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대구시가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인들은 지난 4월 시의 횡단보도 설치 방침이 나오자 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등 극심하게 반발한 바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성로를 횡단보도로 연결하는 문제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 도심 공공디자인 개선사업 등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지하상가 상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 대책에 관해서는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 시장은 시민단체 실무대표들의 관련 제안이 잇따르자 "달구벌대로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하는 제안은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반면 상당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김 시장은 "성서공단 등 자전거 활성화가 용이한 지역부터 올해 중 전용도로와 시설을 확충한 뒤 효과를 살펴 점차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승용차 중심의 교통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는데도 변화와 민원을 두려워하는 대구시의 소극적인 입장 때문에 결국에는 변죽만 울리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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