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에 돈 한푼 안들이고 마음껏 냉방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고산정수사업소는 24일 무더위 속에 전기료 걱정을 하지 않고 실내온도 25℃를 유지하고 있었다. 운문댐에서 끌어온 차가운 수돗물 원수를 사용해 '저수온 자연냉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이 장치를 개발한 최광호 고산정수사업소장은 "15~17℃로 늘 차갑게 유지되는 물을 이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이 장치를 고안하게 됐다"며 "올해 처음으로 사업소에 11기의 냉방장치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는데 150㎾에 달하던 여름철 전기 사용량이 올해는 30㎾로 뚝 떨어졌다"고 자랑했다.
냉방장치는 찬물이 코일 내부를 돌면서 생기는 이슬(결로)을 환기팬을 통해 외부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냉매가 필요없는데다 에어컨에 비해 전기소모가 20% 수준에도 미치지 않는다. 최 소장은 "자연풍에 가까운 바람이기 때문에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할 때 생기는 두통이나 호흡기 장애도 없어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사업소 내부의 온도를 식히는 데만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고산정수장 인근 아파트 등으로 지역냉방사업 확대도 검토 중이다. 파이프 관을 통해 물을 흘려보내는 동안 물의 온도가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인근 아파트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해볼 만하다는 것이 최 소장의 말이다.
이와 함께 고산정수사업소는 저수온자연냉방 외에도 소수력발전, 태양광발전 등을 추진해 '친환경 에너지 테마파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취수장인 운문댐과 고산정수장 착수장 간 50여m의 높은 낙차를 이용해 연간 3천679㎿의 전력을 생산하고 정수장 내 여과지 건물옥상에 시간당 최대 200㎾, 연간 발전량 319㎿ 수준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최 소장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기댈 곳은 신재생에너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기술개발에 힘써 더 많은 친환경 무공해 에너지를 생산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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