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인성 대영 베어링 대표 작년 이어 올해도 경로당에 선물

"합천 어르신들, '효 에어컨' 보냅니다"

"전국에서도 합천이 제일 덥다죠? 어르신들! 올 여름 시원하게 보내세요."

맨손으로 자수성가한 재외향우인 진인성(53·부산 대영베어링 대표·사진)씨가 고향인 경남 합천군 노인들을 위해 에어컨 17대를 선뜻 내놨다.

진 회장은 지난해에도 합천이 전국에서도 최고 무더위에 시달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 적중면을 찾아 경로당에 16대의 에어컨을 기증한데 이어 올해에도 인근 쌍책·율곡·대양면 경로당을 찾아 에어컨 17대를 설치했다. 지금까지 총 33대(시가 4천200만원)의 에어컨을 '어른 공경'의 모범으로 내놨다.

'진 회장의 부모=합천의 어르신들, 합천 어르신들의 효자=진 회장'이라는 자리매김은 2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84년 부모님 생전에 고향 마을(큰 마을 100만원, 작은 마을 50만원)마다 경로잔치를 베푼 것을 시작으로 지금껏 한해도 거르지 않고 총 4억여원의 경로잔치 행사비를 지원해 왔다.

이뿐 아니라 지난 2002년부터는 고향 마을 경로잔치는 물론 범위를 군 전체로 확대해 게이트볼 장비와 비품 등을 지원하고, 향교와 유림의 진사반 동문 400여명씩을 해마다 부산으로 초청해 선물과 함께 온천관광을 베풀고 있다.

율곡면 노인회 이태석(77) 회장은 "아무리 성공한 사업가라 할지라도, 이렇게 변함없는 효심은 없을 것"이라며 "아마 전국 효자상을 줘도 손색이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진 회장은 "타향에서 사업을 하면서, 자랄 때 지독히도 못살았던 고향 생각과 부모님께 제대로된 효도 한번 못한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며 "남들은 '혹시 무슨 뜻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물어올 때가 제일 난감했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또 쇠퇴의 길로 치닫는 고향의 농공단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근엔 율곡면 임북리에 제2공장 설립을 결정하고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물류수송 등 접근성이 매우 취약함을 감수하고 고향에다 사업체를 옮기는 것은 오로지 진 회장의 지극한 '고향사랑'인 것.

"세계적인 기업가 빌게이츠와 조선시대 만석군 경주 최부자 같은 '부의 사회환원'을 실천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하는 진 회장은 "장사해 남은 이익으로 고향의 많은 부모님들을 섬기는 것 또한 내 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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