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소매점 신세계 이마트가 주유소사업 진출을 공식화 하자 주유소 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고 소비자들은 혹시라도 싼 값에 기름이 공급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8일 SK네트웍스와 제휴해 SK네트웍스에서 석유제품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연내에 수도권 점포 1, 2곳에 주유소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주유소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수도권 주유소 운영 성과를 봐가며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석유제품의 가격을 ℓ당 100원 정도 싸게 공급해 매장으로 고객을 끌어모으는 '집객효과' 전략을 펼 계획.
대구와 경북지역에는 이마트가 각각 8개씩 있는데 이마트가 대구경북지역으로 주유소사업을 시작할 경우 대구 월배·칠성점과 영천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주유소 사업 진출은 확정했지만 대구경북지역 진출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마트 주변에 있는 주유소는 물론 일반 주유소까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28일 서울 반포동 협회사무실에서 전국 시·도 지회장단 회의를 갖고 대형소매점의 주유소사업 진출 움직임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주유소협회는 주유소 사업에 나서는 대형소매점들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포함해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다각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지역 한 주유소 대표는 "대형소매점이 주유소사업을 시작하면 대형소매점 진출 때 동네 슈퍼마켓들이 도산했듯이 지역 영세 주유소들은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주유소협회 대구지회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3개 주유소가 폐업했고 5곳이 휴업한 상태다. 1개 업소는 등록을 해놓고도 영업개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주유소 폐업이 속출하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에 따른 극심한 경영난과 고유가로 인한 판매량 감소 탓. 주유소협회 대구지회가 분석한 결과 지난 상반기 기름판매량은 257만8천드럼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 정도 감소했다. 특히 지난 6월 판매량은 36만5천드럼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4% 줄어들었다. 폐업이 속출하고 기름 판매가 줄어드는 가운데 대형소매점 주유소까지 들어서면 도산이 속출할 것이라고 지역 주유소업계는 보고 있다.
주유소협회 대구지회 관계자는 "지역 주유소들이 출혈경쟁으로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당장은 가격할인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정유사 직영주유소와 대형소매점 주유소로 재편돼 가격담합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대형소매점의 주유소 진출을 환영하고 있다. 김모(42·대구시 북구 침산동) 씨는 "요즘 기름값이 올라 생활비 부담이 크다"면서 "가격이 싼 대형소매점 주유소가 들어서면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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