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식이라고 꼭 고기만 먹을 필요는 없잖아요. 광우병과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에다 팍팍해진 살림살이 때문에 비싼 고기 먹기가 꺼려지더라고요. 값싸게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과 야채도 보양식으로 손색 없는 것 같아요."
초복(19일), 중복(29)을 지나 말복(8월8일)이 코 앞이다. 이맘 때면 삼계탕이나 보신탕 같은 고기 보양식 인기가 절정이지만 올해 트렌드는 예전과 좀 다르다. 주부 김미현(43)씨는 "고기 보양식은 삼계탕 한그릇 먹은 게 다인 것 같다"며 "고칼로리 걱정에다 가족 건강을 생각하다 보니 수박 같은 여름 과일에 손이 더 가더라"고 했다.
알고 먹든 모르고 먹든 과일에 담긴 영양가는 웬만한 육류보다 낫다. 이런 과일 가운데서도 올 삼복 더위를 평정한 선두주자는 단연 수박. 영양가로 보나 품종으로 보나 '수박의 재발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박은 '박 속에 담은 물'이라는 이름이 의미하듯 수분 비율이 95%를 차지해 갈증 해소에 좋고,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도 그만이다. 무엇보다 수박의 붉은색에 들어 있는 리코펜 성분은 암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 수박의 리코펜 함량이 토마토나 적포도주의 3~6배나 된다는 사실이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수박열풍을 더하기도 했다. 수박은 또 시트룰린 성분을 많이 함유해 이뇨작용을 돕고, 단백질과 지질'칼슘'무기질이 풍부해 성장 발육에 좋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선 이색 수박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겉과 속이 노란 골든볼 수박, 겉이 완전히 까만 흑미 수박, 작은 타원형의 복수박 등 갖가지 이색 수박이 올해 만큼 다양하게 선보인 적도 없다. 흑미 수박은 당도가 높아 인기를 끌었고, 껍질과 과육이 부드러운 복수박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복분자'복숭아'블루베리 같은 다른 웰빙 과일의 영양가도 수박 못지 않다. 올 여름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원기회복에 뛰어나고 간을 보호하는 효과가 탁월한 전북 고창산 복분자가 주목받았고, 청도 햇복숭아는 과일 부문 베스트 셀러 1위에 종종 오르내릴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복숭아는 여름 과일 가운데 유일하게 성질이 따뜻한데, 피로감은 줄이고 면역 기능은 강화하는 보양 과일로 손색이 없다. 2002년 타임지 선정 '세계 10대 슈퍼 푸드' 가운데 하나로 선정된 블루베리는 항산화작용이 뛰어난 안토시아닌 함유량이 풍부해 찾는 이들이 많고, 골드키위'청도반시'김천햇자두 같은 제철 여름 과일에도 꾸준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과일뿐만 아니라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야채 또한 고기 보양식 이상의 효능을 자랑한다. 여름철 건강식으로 권할만한 1순위 야채는 바로 오이. 열을 식히고, 소화를 돕고, 입맛을 돋우는 데는 오이만한 게 없다. 오이는 칼슘과 인산이 많아 체내의 노폐물을 배설시키는 효과도 뛰어나다. 이밖에 소화흡수를 촉진해 간질환자나 산모에게 좋은 호박은 불면증 예방에 탁월해 여름철 잠이 잘 안올때 즐겨 먹으면 좋다. 또 타임지 선정 세계 10대 슈퍼푸드의 한자리를 차지하는 토마토 역시 여름철 몸의 열을 내려주고 갈증을 멎게 하거나 근육운동 뒤에 생기는 피로의 원인 물질인 젖산을 제거하는 효능을 갖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