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오스트리아 세계보디페인팅페스티벌 참가한 최희경'이상은씨
세계보디페인팅페스티벌이 열린 지난달 18일 오스트리아 시보든. 세계 각국의 보디페인팅 아티스트들이 모인 가운데 최희경(45'계명문화대 강사)'이상은(31'극동정보대 강사)씨도 6시간째 모델의 몸 위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모델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지나치게 긴장해 끼니까지 굶었던 모델이 작업 도중 갑자기 쓰러지는게 아닌가. 애써 그려넣은 꽃무늬와 반짝이가 뭉게지는 것은 물론 대회 출전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순간이었다.
구급대가 달려와 응급처치를 했다. 최씨는 눈앞이 깜깜했다. '이제 끝인가'싶었지만 다행히 모델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줬고, 첫 세계대회 출전에서 본선 22위에 랭크됐다.
"보디페인팅 모델이 쓰러졌을 때는 눈앞이 깜깜했어요. 저도 첫 세계대회 출전이라 모든 게 낯설었거든요."
보디페인팅. 피부와 물감 사이 '예술'이 덧입혀지는 예술. 하지만 아직 국내엔 낯선 분야다. 25일부터 31일까지 대구스타디움에서 '세계보디페인팅페스티벌 제1회 아시아대회'가 열린다.
이를 계기로 아직도 낯선 보디페인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씨는 미술과 분장을 전공한 후 2년 전, 보디페인팅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캔버스라는 '평면'이 아니라 오묘한 선이 있는 '몸'에 그리는 작업이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한국에선 모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모델은 티팬티 하나만 입어야 해요. 6시간이나 똑같은 자세로 서 있어야 하니, 40,50만원은 줘야 모델을 구할 수 있어요. 그래서 연습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지난 오스트리아 대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모델들은 저마다 축제에 참가하는 기분으로 자발적으로 무료 모델로 나섰고, 날씬한 모델부터 뚱뚱한 모델까지 다양했다. 작품 분위기에 맞는 모델을 고르기만 하면 됐다.
모델은 팬티 하나를 제외하면 알몸이다.'외설'이란 꼬리표가 따라올 법 하지만 최씨는 고개를 저었다."모델도, 아티스트도, 관객들도 금세 보디페인팅에 동화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인식하죠. 물감을 입고 있잖아요."
최씨는 이번에 대구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참가한다. "색안경을 벗고 보디페인팅을 축제로 즐기면 돼요. 새로운 빛깔의 예술은 틀림없이 감동이 될 겁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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