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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잘린 회나무' 조문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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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막걸리 올려 애도…시민들 "범인잡아 엄벌을"

'오호 통재라!' 안동댐 진입로 입구 고성이씨 종택 임청각 대문 앞 수령 300여년생 회나무가 지난 22일 새벽 누군가에 의해 잘려나간 후(본지 23일자 4면 보도) 이를 애도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잘린 나무 밑둥에 흰 국화꽃을 가져다 놓거나 막걸리를 올리고 손을 모아 명복을 비는 등 마치 장례를 치르는 듯한 시민들의 모습(사진)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도 잠시 멈춰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많다.

안동사람들과 애환을 함께 해왔던 회나무가 느닷없는 변고를 당한 것을 안타까워하는 시민들은 안동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베어진 나무로 장승이라도 만들어 세워야 한다'고 애통해 하는가 하면, '기계톱을 동원해 나무를 자른 사람을 잡아 시민의 이름으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안동경찰서는 나무가 잘려나간 전날 시내 공구상에서 엔진톱을 사 간 사람과 주변 CC카메라 등을 확인하며 범인검거에 나섰다. 사상 처음으로 '살목(殺木)범'을 잡아내야 하는 경찰은 일단 사이비종교 광신도 또는 정신질환자 등에 의한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적용 혐의에 대해 골몰하고 있는 경찰은 이 나무가 보호수로도 지정돼 있지 않아 자동차 사고로 가로수를 부러뜨렸을 때와 동일한 재물손괴 혐의를 검토 중이다.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 앞 낙동강변에 서 있던 이 회나무는 '나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제의 무단훼손을 견뎌낸 이 나무는 1970년대 초 안동댐 공사와 함께 통행에 지장을 준다며 제거하려 했으나 지역 원로들이 "민족혼과 시민의 애환이 서린 신목을 손댈 수 없다"며 가로막고 나서면서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왔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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