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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나의 한가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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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과 조용하지만 뜨겁게

▶최복호(60'패션디자이너)=늘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나는 괜히 북적대는 것이 싫었다. 언젠가 한가위 명절 때 찾은 처가 나들이. 오랜만에 모인 친지들의 웃음소리와 화려한 먹을거리 잔치 속에서도 왠지 공허하기만 한 가슴을 어쩔 수 없었다. 그 가운데 장모님만은 서먹해 하는 사위에게 손수 만드신 음식을 권하면서 표정을 살피곤 했다.

늘 일에 매달려 살아왔던 삶. 명절의 시끌벅적함이 낯설어 처가 울타리를 홀로 맴돌기가 일쑤였다. 올해도 추석을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음식을 준비해놓고 나를 맞아주시던 장모님은 병원에 계신다. 기억이 점점 희미해 가는 장모님도 그날처럼 사위의 표정을 말없이 읽고 계신다. 그때 추석날. 말없는 대화를 나누었듯, 올해 추석도 조용하지만 뜨거운 명절로 맞고 싶다.

◇온 동네가 행복한 잔치를 준비하던 때

▶이명수(58'계명대동산의료원 홍보실장)=쿵덕! 쿵덕! 이른 아침부터 시끄러운 디딜방아 소리에 잠을 깬다. 추석이 가까워 오면 내 고향(의성 탑리) 두메산골은 차례상 차림 준비로 온 마을이 바쁘다. 방앗간도 귀하던 시절, 우리 집 사랑채 옆 유일했던 디딜방아는 잠시도 쉴 새가 없다. 힘센 장정들이 햅쌀을 찧어 아낙네들에게 넘기면 어느 새 송편이 만들어지고 잠시 후엔 가마솥에 들어가 하얀 김을 몰아쉰다. 분주하던 여인네들과 달리 남자들은 마을을 돌며 잘 익은 대추, 구미 당기는 홍시, 찐쌀 등을 맛보며 풍요로운 가을을 한껏 음미하곤 했다. 어린 시절, 온 동네가 행복한 잔치를 준비하듯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던 그 공동체 인심이 너무나 포근하게 느껴졌다.

◇고국에서 마지막 맞는 추석 '애틋하네'

▶김선아(37'대구 북구 침산동)=서른 일곱에 맞이하는 한가위. 캐나다 이민을 앞둔 내게 올 추석은 유난히 애틋하다. 몇 년간 한국에 나오기가 여의치 않을 거란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시리다.

명절 전날 송편 빚는 즐거움은 당분간 잊고 살아야 한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어떻게 참아 낼 수 있을까. 오히려 아이들은 태연하다. "좋아하는 이모를 못 만나서 어떡하니"에 "컴퓨터로 화상대화하면 되잖아"라고 맞받아친다.

떠나기 전 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추석. 가족들 앞에서 절대로 눈물은 보이지 말아야겠다. 그리운 가족, 흥겨웠던 명절의 추억들. 고스란히 가슴에 챙겨갈 것이니까.

우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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