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지 않은 책 한권이 발간됐다. 평생을 철학과 교수로 지낸 영남대 최재목 교수가 인문 산문집 '사이에서 놀다'로 독자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간유(間遊)는 현학적인 논리와 고루한 인문 지식을 배제한 참신한 지혜와 삶의 흔적들로 가득 차 있다. 그만큼 만만한 책도 아니다. 최 교수는 '사이에서 놀다'에 대해 '제도화된 지식'과 '삶의 경험에 의해 이뤄진 지식' 사이의 경계를 뜻한다고 했다. 저자 자신이 이 경계를 기웃거리기도 하고 뛰어다니며 두드려보기도 한다고 말한다. 놀면서 생겨난 사색과 삶의 흔적을 풀어놓은 책이란 뜻이다.
저자는 소요(逍遙)하면서 생겨난 지혜를 '사이에서 놀다'와 '사람의 무늬' '시, 시인을 만나다' 3부분으로 나눠 심오하지만 결코 어렵지 않은 이야기로 풀어냈다. 또 책 사이엔 그가 평소 짬짬이 스케치한 그림도 실렸다. '서툴고 어색한 낙서' 같은 그림이라고 칭한 그의 그림엔 단순하지만 쉽게 넘길 수 없는 독특한 의미가 담겨 있다.
숱한 철학서와 번역서를 발간하며 문학에도 관심을 보여온 그는 시인 출신이기도 하다. '나는 폐차가 되고 싶다'와 '길은 가끔 산으로도 접어든다' 등 시집을 낸 그는 시인 특유의 언어로 또다른 문학적 영역을 개척 중이다. 155쪽, 8천원.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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