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원 입시철이다. 경북대 과학영재교육원이 13일부터 2009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잇따라 각 대학과 교육청 영재교육원들이 신입생을 선발한다. 영재교육원은 '내 아이는 영재일거야'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라면 한번쯤 도전하고픈 관문이다. 영재교육원은 어떤 곳이며 어떻게 신입생을 뽑을까?
◆영재교육 어떻게
대구의 영재 교육기관은 크게 영재교육원과 각 학교 자체 영재학급으로 나뉜다. 영재교육원은 경북대와 대구교대, 대구시교육청과 대구의 4개 지역교육청 등이 일반 학생들을 선발해 운영하는 곳이다. 영재학급의 경우 대구외국어고가 중3 학생을 선발해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반을 운영하는 것과 함께 범일초교와 범물중 등 대구의 22개 학교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영재교육의 영역도 다양하다. 아직까지 수학과 과학 등 이른바 '과학 영재교육'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최근 들어 영어와 외국어, 예술, 정보, 문학 등의 영재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기관들을 통해 대구의 영재교육 대상자는 올해 전체 학생의 0.83%인 3천395명에 이른다. 대구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김영탁 장학사는 "매년 꾸준히 교육 대상자가 늘고 있으며 내년쯤엔 전체 학생의 1%가량이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발은 이렇게
영재교육원의 모집 시기는 각 기관마다 다르다. 영재교육기관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과학영재교육원의 경우, 대체로 10월에서 12월 사이에 학생들을 선발한다.
경북대가 가장 먼저 학생을 뽑는다. 초등학생은 수학과 과학 과정을, 중학생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정보과학 등 6개 과정으로 반이 편성되는데 모집 기간은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다. 1차로 서류 심사를 마친 뒤 2차로 영재성검사와 기초 수학능력 평가 및 과학탐구능력 평가를 치른다. 마지막으로 실험 평가 및 심층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경북대과학영재교육원 강용희 원장은 "IQ테스트를 포함, 수학적인 도구나 과학적 원리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영재성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초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구교대 영재교육원은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11월 중순쯤 원서를 받는다. 이곳 또한 경북대처럼 1차 서류전형, 2차 필기시험, 3차 실험 및 면접으로 선발 절차가 진행된다.
시교육청(중3 과정)과 각 지역교육청 산하 영재교육원의 선발 방식은 조금 다르다. 12월 초 각급 학교에서 영재교육원 희망 학생에 한해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만든 영재성검사를 치르고 성적에 따라 학교장 추천을 받는다. 10학급일 경우 대략 5명 정도가 이에 포함된다. 그런 뒤 12월 말에 추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문적성검사를 실시하고 각 교육원별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운영 어떻게?
영재교육원은 학교 수업과 달리 탐구와 실험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며 보통 1년 과정이다. 경북대의 경우, 봄과 여름, 겨울 등 3학기 체제로 구성돼 있다. 봄과 가을학기는 매주 토요일 오후에 3시간씩 수업이 진행된다. 여름방학 땐 2박3일의 여름캠프와 5일간 집중교육이 있다. 강용희 원장은 "담당 교수들이 미리 강의록을 만들어 매년 업데이트하면서 실험과 실습 위주로 교육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와는 전혀 다른 수업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구교대는 격주로 토요일 4시간씩 출석 수업을 하며 온라인을 통한 원격수업이나 올림피아드수업 등도 병행한다. 교육청 영재교육원들은 초교생의 경우 2주에 한 차례씩 방과후에 3시간을, 중학생은 매주 한 차례 2시간씩 출석 수업을 한다. 단 중학생은 원격 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열풍 왜?
각 영재교육원들은 모집 시기만 되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만큼 경쟁률도 치열하다. 경북대영재교육원의 올해 신입생 평균 경쟁률은 6, 7대 1가량. 특히 인기가 높은 초등 수학은 10대 1이 넘는다. 다른 영재교육원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듯 경쟁률이 높은 것은 영재교육원이 특목고로 가기 위한 코스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목고 학생들의 대부분이 영재교육원 출신인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또 영재교육원을 다니면서 올림피아드 준비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학부모 김모(39·여)씨는 "학교에선 너무 똑똑해 튀는 아이들도 영재교육원에서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을 만나니까 자연스레 공감대도 생기고 자극도 된다"고 말했다.
사교육의 그늘도 존재한다. 한 영재전문 학원 원장은 "영재교육원 선발 시험을 학교나 가정에서 준비하긴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준비생들은 전문학원의 힘을 빌린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영재교육원의 학생들에 대해 '만들어진 영재'라는 비판이 일기도 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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