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없는 서민 울리는 주택공사 장삿속

대한주택공사가 분양에 나선 안동 옥동의 서민아파트 분양가를 중소도시에서는 고가인 3.3㎡당 500만원으로 결정해 '이게 무슨 서민 아파트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이 아파트 분양가 결정과정에서 택지비 감정가를 매입시기(2003년)가 아닌 도청이전이 결정(2008년)된 이후 가격을 적용해 부풀렸다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주공 측은 최근 안동 옥동지구 8단지 아파트 분양에 나서면서 전용면적 85㎡ 미만 소형주택 612가구의 분양가를 3.3㎡당 504만원으로 결정, 아파트 한채값이 무려 1억7천여만원에 달하자 내집 마련 부담 경감을 기대했던 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

특히 이 아파트는 지난해 주공이 임대를 일반으로 분양 전환했던 인근 아파트보다 2배 이상 비싸 정부가 지난달 '주공 등 공공건설 부문을 통해 85㎡ 미만 소형아파트 50만채를 공급,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을 실현시켜 주겠다'고 밝힌 주택정책과도 역행한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높은 분양가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3.3㎡당 100만원에 가까운 택지매입 원가 적용시기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공 측이 이 땅을 매입한 시기는 지난 2003년이지만 분양가 내역에 포함된 택지비는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결정된 이후로 지가상승 등 상황이 많이 부풀려졌다는 여론이다.

안동 서후면의 김정화(37)씨는 "택지비는 매입당시 가격으로 적용해야 하는데 5년이나 지나고 도청이전이 결정된 이후 가격을 적용한 것은 상당한 거품이 들어간 것"이라며 "이런 고가 아파트가 어떻게 서민주택이냐"고 한숨 지었다.

한편 '고가 집장사' 논란 속에서 주공이 '고가 땅장사'에도 나섰다는 비난까지 듣고 있다. 주공이 지난 2002년부터 140억여원을 들여 사들인 안동 옥동의 3만6천㎡의 택지를 지난해 모 시행사에 300억원에 분양했다가 최근 시행사가 사업성을 이유로 계약을 포기, 새로운 계약자를 찾고 있는 것.

이 땅은 3.3㎡당 133만원의 수익률을 가져다줘 주공이 2006년과 2007년에 분양한 전국 34개 택지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집장사도 모자라 땅장사까지 하느냐'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

주택공사 대구경북본부의 관계자는 "이런 가격책정은 건설자재 등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며 "택지 분양도 조성비와 주변 땅값 등을 감안해 결정했고 당초부터 택지조성과 분양 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땅장사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해명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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