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 퇴근 차량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달구벌대로에는 많은 차량들의 무서운 질주가 시작된다. 차량들이 만들어낸 불빛의 궤적만큼, 그 속도는 인근 주변 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비산네거리 비산 지하차도, 북비산네거리, 평리교차로도 별반 다르지 않다. 무단횡단 사망사고의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교통캠페인의 일환으로 거리곳곳에 플래카드를 상하차로와 횡단보도와 같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설치해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기발한, 그러나 섬뜩하기도 한 플래카드가 만발한다. '열심히 살아온 나, 정말 빨리 가면 억울하잖아!' '아! 무단횡단하다 여기서 죽을 줄 누가 알았을꼬?' '빨리 가려 무단횡단, 정말 빨리 가면 어찌 할꼬!' '10차선도로 무단횡단, 죽음 앞에 배짱 없다', '10차선 도로 무단횡단 하는 친구야! 사람 목숨 두개더냐?' 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어 가슴 절절하게 공감할 수 있는 문구들로 이색적이면서도 한번쯤 자신의 운전습관과 보행습관을 되짚어볼 수 있게 한다.
중구 남산동에 거주하는 인근 주민 김영자(43)씨에 따르면 플래카드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무단횡단 사망사고가 실제로 일어난 다발지점에 중점적으로 붙여진 플래카드를 보면서 끔직한 사고를 낼 수도 있고, 당할 수도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더욱이 사고당사자가 내가 아니란 법도 없다. 언제나 사고는 자신을 피해갈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안전 불감증, 사고불감증을 더욱더 양산해내는 결과를 낳는다.
대구 서부경찰서 성갑수 경사는 "사고는 순간이다.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일어날 수 있어 언제나 교통질서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고, 무단 횡단이 급기야는 사망사고에 이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는다면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많이 줄어든다. 사고의 당사자가 자신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한 채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하루아침에 청천벽력과 같은 비보를 접하는 가족들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행복한 가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교통법규준수를 생활화해줬으면 한다"고 단속경관으로서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김태양 시민기자 sun033ri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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