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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붉게 익은 고향집 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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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거리가 그리 많지 않던 시절 예전엔 집집마다 감나무 한 그루쯤은 있었다. 빨갛게 익은 홍시와 알록달록 물든 감잎은 집안에 가을을 들여다 놓는 전령사였다. 감을 따면 할아버지 할머니께 맛을 보여 드리고 남는 것은 아이들에게 돌아왔다. 아이들은 매년 가을이면 홍시 익기를 기다렸다. 마지막으로 남은 한 알은 겨울철 까치밥으로 남겨두곤 했다. 그러던 감나무의 감이 어느덧 붉은 홍시로 변했다. 하지만 먹을거리가 많아진 요즘 홍시가 되어 바닥에 떨어지는 감이 이젠 골칫거리가 됐다. 거저 줘도 먹지 않으니 먹을 게 많아지긴 했나보다.

얼마 전 아이들과 고향집을 찾았다. 매번 고향을 들를 때마다 아이들은 TV채널을 돌려가며 하루를 보내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붉게 익어 가는 홍시를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 급하게 조달된 감 채를 들고 하나둘 감을 땄다. 아이들도 즐거워했다. 하지만 씁쓸한 풍경은 아이들이 감이 신기한 듯 만져만 볼뿐 먹어도 된다고 일러줘도 절대 먹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감을 따 보는 것도 처음인데 갓 수확한 감을 바로 먹어도 된다는 것을 요즘 아이들은 아마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멜라민 의심 식품이 판을 치는 이때 천연 자연 식품인 감맛을 알려주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박해옥(대구 달서구 송현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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