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날씨와 이야기

아스라하게 옛 기억이 떠오른다. 가느다란 빗소리 속에 마음이 흠뻑 젖는다. 다양한 빛이 빗방울에 반사돼 산란하는 것을 바라본다. 가을비는 그렇다. 타버린 여름의 대지에 뿌려지는 저 하늘의 스프링클러를 멈추지 마라. 리어카에 폐품을 한껏 싣고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던 노인네도 길을 멈추고 비를 올려다본다. 나그네의 심정으로 정처 없이 가을에 젖는다.

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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