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 1층 영업창구. 이모(63) 할머니가 찾아왔다.
"저… 신문에서 봤는데 달러를 모은다고 해서…. 저한테 달러가 좀 있어서요."
이 할머니는 10년 전부터 집에 보관하고 있던 3천달러를 꺼내놨다. 시중에 달러가 모자라는 현상이 가중되는 가운데 대구은행이 달러모으기 운동을 한다는 매일신문 기사를 보고 찾아왔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벌이고 있는 장롱 속 달러 모으기 운동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외화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단기 폭등, 외환위기의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외환위기 때의 금모으기 운동을 연상하게 만드는 달러모으기 운동이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3영업일 동안 무려 485만달러가 들어왔다. 하루 평균 160만달러씩 모인 것이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대구은행 창구로 들어온 외화는 하루 평균 20만달러뿐이었다. 달러 모으기 운동이 벌어지자 외화 유입량이 8배나 늘어났다.
기업은행이 대구경북지역을 비롯해 지난 8일부터 하고 있는 외화 모으기 캠페인 실적을 종합한 결과 지난 10일 현재 609계좌, 1천708만6천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개인은 539계좌, 542만1천달러로 전체 계좌의 88.5%를 차지했다. 농협 역시 외화예금 잔액이 10일 현재 10억2천200만달러로 캠페인 전보다 8천800만달러 증가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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