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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上善若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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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라는 기구를 창설키로 했다. 방폐물 처분 및 관련 시설의 건설'운영 업무를 총괄하게 될 이 기구의 초기 인력은 201명이다. 내년 1월부터 가동하며 첫 해 사업 및 운영비는 456억 원이다. 지난 주말 확정된 내용이다.

이 기구 출범 소문이 처음 들려올 때 慶州(경주)는 속을 많이 끓였다. 그 사무소가 서울이나 그 인근에 두어질 것이라는 얘기 때문이었다. 원자력발전기를 6기나 운영'건설 중이고 방폐물 처리장까지 수용한 게 이 도시인데 그 관리공단이 여길 두고 어딜 간다는 말인가 해서 분통이 터진 것이다.

그러나 20여 일 전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지식경제부 장관의 발언은 그 소동을 단번에 해소시켰다. "어디서 그런 소리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공단은 경주로 간다"고 명쾌히 못박았다. 방폐물 관리기관은 방폐장 소재지에 설립되는 게 자연스런 것 아니냐는 그의 소신이 전해져 오는 듯했다. 듣는 사람 속이 다 시원했다.

비슷한 시기 대구에서는 평리'신암육교 철거 결정이 내려졌다. '평리' 건은 서부시장'새길시장 두 곳 육교를 이 도시 최초로 철거했던 서구청이 내놓은 두 번째 작품이다. 도시교통에서 최우선돼야 할 보행자 편의가 드디어 본래 자리를 제대로 회복해 가는 듯해 보기 좋았다. 신암육교 철거 결정은 그런 추세가 서구를 넘어 더 널리 확산돼 가고 있음을 말하는 바였다. 동구의회가 같은 취지에 공감해 주민 청원을 받아들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더니 닷새 전에는 동구의 강촌육교에 대구 처음으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가동되기 시작했다. 불가피하지 않은 육교는 없애고 그냥 둔다면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리게 하는 게 이제 이 도시의 대세가 될 분위기다. 등짐 진 노인이든 유모차 미는 새댁이든, 관절염 극심한 할머니든 누구 없이 무차별로 힘든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을 수 없게 하던 그 억지 상황이 일거에 반전되는 모양새다. 또 한 번 속이 후련했다.

이런 소식들을 듣는 중에 떠오른 말이 '上善若水(상선약수)'다. '가장 좋은 事勢(사세)는 물 흐르듯 하는 것이다' '물같이 사는 게 가장 잘 사는 삶이다' 등등으로 번역돼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도덕경' 구절이다. 물론 이번 일들이 노자가 그 책에서 본래 말하려 했던 것과는 다르겠지만, 그게 하늘의 뜻을 따르는 '順天(순천)'이고 행정이나 정치가 가야 할 길임에는 차이가 없을 터이다.

박종봉 논설위원 pax@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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