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앨범을 낼 때마다 팔색조처럼 변신하는 여성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가 이번엔 복고 소녀로 변신했다. 최근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 '마이 스타일(My Style)'의 타이틀곡 '어쩌다'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복고 스타일의 노래. 멤버들의 패션 역시 복고풍으로 바뀌었다.
"많이 여성스러워졌죠. 요염한 콘셉트입니다.(웃음) 사실 그간 우리를 보컬 그룹으로만 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실제 나이보다 성숙하게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이제야 우리의 옷을 입은 듯 편해요. 우리 색깔도 점점 찾아가고 있고요."(나르샤, 제아)
'브라운아이즈' 스타일의 소울 음악 '다가와서'로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브라운아이드걸스. 보컬 그룹인줄로만 알았던 이들은 지난 미니앨범에서 비트감 넘치는 일렉트로닉곡 'L.O.V.E'를 선보이며 댄스 가수로 변신했다.
그런 이들이 이번엔 여성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복고 소녀로 변신한 것이다. 때마침 가요계에 불어 닥친 복고 열풍 덕택에 이들은 비슷한 음악을 하는 원더걸스와 종종 비교되고 있다.
"다른 그룹과 달리 우리는 보컬 그룹이기도 해요. 그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죠."(가인)
"그런데 다른 여자 아이돌 그룹들과 비교가 되는 게 기분이 좋기도 해요. 데뷔 시절에는 '빅마마' 등 보컬 그룹과 비교가 되곤 했는데 지금은 아이돌 그룹 '원더걸스'와 비교가 되죠. 지난 'L.O.V.E' 활동을 할 때에는 쥬얼리와 1위 다툼을 했어요. 이게 다 변신을 많이 하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요."(나르샤)
지난 앨범 발매 당시 브라운아이드걸스는 "노래를 많이 알렸으니 이제 얼굴을 알리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었다. 소녀들은 지난 앨범 활동을 하며 이 계획을 100% 이상 완수했다.
"이제 '쌩얼'로 나가도 다 알아보시던데요. 전에는 어머니가 TV에 나오면 다 모니터를 해 주셨는데 이제는 상관도 안해요, 그만큼 우리가 TV에 많이 출연하고 있기도 하고요."(가인)
가인의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옆에 앉은 매니저는 내달까지 빡빡하게 일정이 적힌 달력을 보여준다.
"스캔들이 좀 나야 더 이슈가 될 텐데 바빠서 도통 연애를 할 시간이 없어요. 쉬는 날에는 4명 멤버가 손잡고 함께 교회에 가죠. 운동을 안하는 데도 살이 쭉쭉 빠질 정도라니까요."(미료)
"안티도 생겼던데요. 그것도 다 관심 아닐까요. 전에는 무플 때문에 슬픈 적도 많았는데 요즘엔 나쁜 얘기라도 댓글이 달려요."(제아)
시간이 없어 연애를 하진 못하지만 마음속에는 각자의 이상형이 있다. 미료의 이상형은 탤런트 현빈. 멤버들은 "작년에는 이준기였다"며 "맨날 바뀐다"고 놀려댄다. 미료는 서태지의 광팬이지만 서태지는 다가갈 수 없는 존경의 대상이다.
나르샤는 류승범 같은 스타일을 좋아한다. "스타일이 좋은 사람이 좋다"는 나르샤는 "남자친구와 손잡고 교회에 가는게 꿈인데, 공효진과 류승범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더라"며 "너무 부럽다"고 눈을 반짝였다.
제아의 이상형은 소지섭이다. 원래 아역 배우 유승호를 좋아했다고 말하자 멤버들은 "유승호를 만나려면 네가 돈을 더 벌어야 한다"고 장난을 친다. 막내 가인의 이상형은 매번 바뀐다.
재잘대는 소녀들의 모습이 이제야 제 옷을 입은 듯 여유롭고 활기차다.
"우리는 뚜렷한 전략을 세우고 활동을 하는 그룹은 아니에요.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고 좋은 앨범 만들고 공연을 하는 그룹이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이제 조금 우리 모습을 제대로 봐 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스케줄은 바쁘고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편하고 여유로워졌어요. 아마 다음번엔 다른 가수들과 비교가 되겠죠. 앞으로도 보여드릴 모습이 많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연예 전문기자)
◆미료, 서태지 영향으로 고교 중퇴
20대 중반인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들은 학창시절 서태지에게 빠져 지낸 '서태지 키드'들이다. 요즘 다시 활동하는 서태지 얘기를 하며 멤버들은 "꼭 만나고 싶다"고 두 손을 모아쥐었다.
멤버 가운데 래퍼 미료가 특히 서태지를 좋아한다. 스스로도 '광팬'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다. 미료는 심지어 "고등학교를 자퇴한 것도 서태지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태지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대학에 가지 않은 이유로 '학교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잖아요. 그 얘기에 감명을 받아서 저 역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래퍼가 되기로 마음먹었죠. 고교시절 저는 힙합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열정 밖에 없었어요."(미료)
그러나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는 없었다. 전남 순천 출신인 미료는 부모님이 모두 교수로 재직 중인 보수적 가풍의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
미료 역시 학창시절 영재반에서 공부를 했을 정도로 공부에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이었다. 그런 딸이 힙합을 하겠다고 학교를 그만두자 부모가 그를 가만히 둘리 없었던 것.
결국 미료는 고등학교 중퇴 후 부모의 의견에 따라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공부를 하기는 커녕 힙합 음악에 대한 꿈만 더 키우고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와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에 진학한 미료는 자유를 만끽하며 본격적인 힙합 뮤지션 활동을 시작했다.
미료는 과거 PC통신 하이텔의 흑인음악동아리인 '블랙스'에서 활동한데 이어 2000년에는 힙합그룹 허니 패밀리 멤버로 무대에 섰다.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로 활동하는 지금도 인디 록 음악과 클럽 힙합 음악에 대한 욕망이 강하다. 기회가 되면 꼭 힙합 음악을 다시 하겠다는 그녀다.
서태지에 대한 애정도 과거와 똑같다. 미료는 "과거 팬레터도 많이 보냈다"며 "서태지가 다시 활동을 하고 있어 너무 기쁘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