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市금고 유치경쟁 '창 對 방패'

포항 구미 시금고 연말 지정…대구銀 농협 '수성' vs 신한 등 '

'창과 방패 대결에서 누가 웃을 것인가?' 올 연말 계약이 만료되는 포항시와 구미시의 1조원과 8천억원대에 이르는 시 금고 지정이 공고되자 그동안 금고 유치를 위한 물밑 경쟁을 벌여왔던 금융기관들이 사활을 건 한판 승부에 돌입했다.

시 금고의 일반회계를 담당해 온 대구은행과 특별회계를 취급한 농협은 일단 수성(守城)의 진을 치고 있는 반면 신규 진입을 노리는 신한·우리·국민·기업은행 등은 공세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더구나 물밑 로비와 물량공세 등 유치전이 가열되면서 상대 금융기관을 흠집내기 위한 일부 네거티브 전략이 불거지는 등 혼탁양상도 빚고 있다.

지난 1976년부터 포항시 금고업무를 맡아온 대구은행은 그동안 금고 운영의 노하우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지방은행으로 포항에만 19개 점포를 둔 금융 편의성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또 "시중은행이 금고로 지정되면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이 심각할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농협과 연계해 신한은행의 금고 진출을 막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반면 농협은 일반회계 유치를 목표로 뛰고 있다. 읍·면 단위농협까지 전국적인 온라인망을 갖춰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압도적인 금융 편의성과 높은 지역발전 기여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천과 안동시 금고 지정에서 지난해 특별회계를 거머쥐었으며 영일만 산업단지와 배후부지 개발 등 포항의 주요 개발사업 주관 금융사가 된 신한은행은 본사 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은 국제금융 인프라가 구축돼 글로벌 도시로 부상하려는 포항시의 외자와 해외기업 유치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구미시에도 대구은행과 농협이 일반회계 금고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신한·국민·기업·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까지 가세하면서 시 금고 유치경쟁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포항·구미시는 이달 말까지 금고 지정 입찰제안서를 받아 공무원과 시의원·회계사 등 7~9명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의 안정성, 지역주민 이용편의성, 지역사회 기여도 등 부문별 평가를 통해 다음달 중순쯤 금고 지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각 은행들은 지역 내 심의위원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은 인사를 파악, 벌써부터 물밑 로비전을 벌이는가 하면 자치단체와 각 지역사회 단체에 물량공세와 행사지원에 나서는 등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미·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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