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나를 보고 말 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라고 설파했던 고려 말 고승 나옹왕사 사적비 제막식이 21일 영덕에서 열렸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병목 영덕군수와 주민 등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수면 신기리 반송 유적지에서 개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선시 합창과 사적비 제막, 기념식수에 이어 인근 창수중학교 교정에서 설운도 이자연 김태곤 등 유명 가수들이 출연, 경축음악회를 열었다.
지관 스님은 축사를 통해 "청산은 움직이는 것이 아니니 우리의 마음도 미움과 사랑에 치우치지 말고 이권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 건립한 사적비문은 지관 스님이 근찬(작문)했으며, 글씨는 향토 서예가 초당 이무호 선생이 한자(해서체와 광개토대왕비체)와 한글(궁서체·판본체)을 혼용해 제작했다. 사적비의 무게는 47t(가로 5.0m, 세로 3.4m, 폭 0.8m)으로 풍화작용에 퇴색되지 않는 고급 석질인 보령오석으로 만들었다.
영덕군은 이번 행사에 앞서 지난 1월 군내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서 나옹왕사 재조명 학술세미나를 개최한 데 이어 7월에는 나옹왕사기념사업회를 창립했고, 향후 '나옹왕사 성지조성사업'을 추진해 이곳을 전국적인 불교 순례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나옹왕사(1320~1376)는 불교의 3대 화상인 지공·나옹·무학대사 중 한 사람으로 고려 말 공민왕과 우왕의 왕사로 활동했으며 인도의 고승 지공 스님의 제자이자 조선 건국에 기여한 무학대사의 스승이다. 저술로는 '나옹화상 어록'과 '나옹화상 가송' 등이 있다.
영덕·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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