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의 품위 잃은 언행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취재하던 사진기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은 데 대해 사과를 했다. 국민들이 지켜보는 국정감사장에서 유 장관이 했다는 "찍지 마, 이 ××"는 야당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부적절했다. 유 장관이 정말 무엇을 잘못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문제의 발단이 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은 현 정부의 언론관을 놓고 여야가 극명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임위다. KBS 사장 해임과 임명, YTN 사태 등 현안을 놓고 공방이 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국가의 문화와 언론을 책임지고 있는 관계 장관이 사진기자를 향해 오만상을 찌푸리며 '찍지 마'라고 호통 친 배짱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이 정부의 언론관과 기자를 보는 시각을 이 한마디가 증명해 준 것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유 장관은 "장관, 차관은 이명박의 졸개"라는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막말에 화가 나서 사진기자들에게 욕설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이 대통령을 모욕하고 거기에 더해 장관을 비하한 것은 지나쳤다. 그렇다고 그것이 유 장관의 욕설과 막말을 합리화시키지는 못한다. 이 의원의 모욕에 대한 항의를 기자들에게 했다면 그것은 더욱 엉뚱하고 비겁하다. 그렇다면 그는 기자들을 그의 '졸개'쯤으로 봤다는 말인가.

그렇다고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집중 성토를 받고 있는 유 장관이 사퇴해야 할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정도로 사퇴한다면 진작 사퇴해야 할 사람들이 있는데다 정말 이 정권에서 제대로 견뎌낼 장관이 없을 것이다. 대신 정부 대변인답게 품위와 감정의 절제를 보여주길 바란다. 연기인이었던 유 장관의 좀 더 완숙하고 노련한 장관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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