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 터널공사로 잘려나간 앞산 용두골 숲

대구의 어머니산 앞산 용두골의 숲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앞산터널공사를 위해서 대구 시민들의 휴식처인 용두골 숲을 무참히 베어버린 것이다. 어른 덩치 수배의 아름드리나무도 무참히 쓰러졌다. 이 숲을 기반으로 살아가던 수많은 동식물들은 갈 곳 몰라 우왕좌왕한다.

우리는 인간의 눈으로 사물을 보는 습속이 있다. 여기에서 조금만 더 시야를 열어 보자. 자연의 눈으로, 모든 살아있는 생명의 눈으로 이곳 용두골에 와본다면 우리 인간이 숲의 생명들에게 얼마나 끔찍한 폭력을 행사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용두골 숲에 와본 어떤 시민은 풍수지리학적으로 앞산은 대구를 지켜주는 수호산인데, 특히 용두골은 말 그대로 용의 형상을 한 앞산의 용머리에 해당한다면서 안타까워한다.

날마다 대구의 앞산에서 불어오는 살아있는 공기를 마시면서 살아가는 대구시민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앞산 용두골로 와보라고. 이 숲의 절규를 확인하고 '인간'만의 탐욕을 위한 앞산터널공사가 얼마나 끔찍한지 확인해보라고.

정수근(대구시 만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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