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5일. 알래스카의 한 공연장에서 백인 여성 한 명이 가야금을 들고 무대에 올랐다. 3백여 명의 관객들과 세계 각국에서 모인 오케스트라 단원들 앞에서 그녀는 가야금을 탔다. 관객들은 숨을 죽였고 가야금 가락은 알래스카에 퍼졌다. 잠시 후 환호와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KBS 대구총국이 6개월간 제작한 특집 HD다큐멘터리 '가야금, 12현을 날다'가 30일 오후 10시 1TV를 통해 방송된다.
알래스카에서 가야금이 연주된 것은 벌써 10년 전부터. 이 날 공연을 기획하고 가야금을 연주한 사람은 조슬린 클락. 가야금의 매력에 빠져 16년 째 가야금 연주자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 그녀는 서양 악기들은 낼 수 없는 세세한 음들을 자유롭게 연주해내는 가야금이 말로 현대음악에 어울리는 최고의 악기라고 생각한다.
세계는 지금 전통 12현 가야금에 주목하고 있다. 가야금은 '농현'이라는 독특한 연주법을 사용해서 서양의 7음은 물론이고 음과 음 사이의 미분음들까지 표현할 수 있다. 가야금은 '도레미파솔라시'를 넘어서 서양 음악에서 모르던 음의 세계를 열어준 것이다.
재일교포 3세 박순아씨가 국적을 바꿔 전통 12현 가야금을 배우러 한국에 온 사연, 가야금 장인 김동환씨의 제작 과정을 통해 밝혀진'농현'의 비밀 등이 방송된다.
KBS 대구총국은 지난 6개월간 알래스카, 도쿄, 오사카, 고령, 하남 등을 취재했다. 이 프로그램은 11월 13일 오전 0시 30분 KBS 1TV를 통해 전국에 방송된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예성강 방사능, 후쿠시마 '핵폐수' 초과하는 수치 검출... 허용기준치 이내 "문제 없다"
[르포] 안동 도촌리 '李대통령 생가터'…"밭에 팻말뿐, 품격은 아직"
李 대통령 "검찰개혁 반대 여론 별로 없어…자업자득"
이재명 정부, 한 달 동안 '한은 마통' 18조원 빌려썼다
김민석 국무총리 첫 일정 농민단체 면담…오후엔 현충원 참배·국회의장 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