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월의 마지막 밤] 중년들의 쉼터(2)

올드팝스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 있는 70여평의 실내 라이브카페다.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영업 하지만 손님들이 찾기 시작하는 시간은 보통 오후 8시쯤이다. 라이브공연이 8시 10분 시작되기 때문이다. 라이브공연은 정신욱(오르간)'한진수(기타)'이세영(베이스)'송병규(드럼)씨로 구성된 4인조밴드가 한다. 모두 50살을 넘긴 이들로 30년 이상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활동해 온 실력파들이다. 정신욱(55)씨는 올드팝스를 운영하는 사장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펼치기 위해 2003년 올드팝스를 열었다.

올드팝스는 40~50대들이 음악을 들으며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대화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주로 1960~80년대를 풍미했던 발라드풍 가요와 팝을 연주한다. 또 속칭 물관리(?)도 한다. 20대 손님들이 오면 정중하게 양해를 구한다. 갈만한 곳이 마땅찮은 40~50대들이 여유를 갖고 동시대 분위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정씨의 영업방침 때문이다. 그래서 단골손님이 유난히 많다. 기자가 이 곳을 찾은 날도 오후 7시까지 손님이 한명도 오지 않았으나 8시쯤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공연시간을 정확히 알고 있을만큼 자주 찾는 손님들이 많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정씨는 "2004~2005년 라이브카페 붐이 일어났을때 평일에도 발디딜 틈이 없었지만 지금은 예전 같지가 않다. 하지만 '10월의 마지막 밤'이면 어김없이 손님들로 붐빈다. '10월의 마지막 밤'이 중년들에게 특별한 존재임은 분명한 것 같다"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정신적 여유가 없어진 중년들에게 느린 시간을 선물하고 추억을 판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산오거리~수성못 방면으로 가다 비보호 좌회전해서 골목길로 들어간 곳에 있다. 053)761-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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