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의 스릴러는 양념이 좋아야 된다.
주 요리야 거대한 음모와 배신 등이겠지만, 이를 좋은 스릴러로 버무리기 위해서는 음모에 갇힌 주인공의 내면 갈등과 심적 부담 등이 가미가 되어야 된다.
그런 의미에서 토니 길로이 감독의 '마이클 클레이튼'(2007년)은 먹음직한 주재료에 좋은 양념이 얽혀 있는 좋은 스릴러이다. KBS 명화극장이 스릴러 특집 1탄으로 3일 오전 1시 방영한다.
변호사 마이클 클레이튼(조지 클루니). 뉴욕 최대 법률회사에 10여 년을 근무했지만 이사도 아니고 이름을 날리는 사건 변호사도 아니다. 그의 어렵고 지저분한 사건들을 고객 대신 처리하는 특이한 이력의 검사 출신 변호사다.
개인적으로도 이혼과 양육의무, 실패한 투자로 레스토랑의 집기를 경매에 붙여야 하고, 사채업자로부터 빚 독촉을 받고 있는 실패한 인생이다. 도박의 수렁에서도 빠져나올 수가 없다.
어느 날 세계적인 기업 '유노스'(U/North)사의 소송을 맡은 친구 아더 에덴스가 '미친 짓'을 하면서 사건에 투입된다. 30억 달러 손해배상 청구 소송인데, 아더가 법정에서 옷을 벗고 난동을 부린 것이다.
가장 중요한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고 아서를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것. 하지만 아서는 "진실은 모두 조작됐다!"는 의문의 말을 마지막으로 자신의 집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결국 자살로 마무리된 그의 죽음에 의심을 품은 마이클 클레이튼은 조사를 시작하고 U/노스 사의 음모가 담긴 기밀문서를 발견한다.
모든 진실이 조작된 거대한 음모, 누가 진실이고 누가 거짓인가? 486명의 희생자, 30억 달러가 걸린 전대미문의 소송, 완벽하게 은폐되어 있던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는 마이클 클레이튼. 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목숨조차도 안전하지 않은 최악의 위기를 맡는다.
조지 클루니를 비롯해 명배우 틸타 스위튼, 톰 윌킨슨, 명감독 시드니 폴락 등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다.
'아마겟돈' '본 아이덴티티' 3부작 등으로 이미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큰 성공을 거둔 토니 길로이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첫 감독 데뷔작이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 다소 내면적이고, 느슨해 빠른 속도를 좋아하는 액션팬들에게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지 클루니의 '시리아나' 등 선 굵은 스릴러를 원하는 팬들은 꼭 봐야 할 영화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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