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손모(26·여·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씨는 최근 20만원짜리 겨울코트를 구입했다. 얇아진 지갑 때문에 올해는 옷 구입을 자제하려고 했지만 '공돈'이 생겨 평소 마음먹고 있던 코트를 샀다. 손씨는 이달 중 유가환급금 24만원을 받기 때문에 미리 신용카드로 코트를 구입한 것. 손씨는 "직장 동료들 대부분이 유가환급금으로 쇼핑, 여행, 외식 등을 계획하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며 직장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지역 근로소득자, 자영업자 등 150만여명이 다음달까지 1인당 6만~24만원의 유가환급금을 받게 됨에 따라 경기침체로 위축된 지역 유통업계에 '유가환급금 특수'가 예상된다.
대구지방국세청에 따르면 대구지역에서는 148만명이 다음달까지 3천47억원의 유가환급금을 받게 된다. 유가환급금은 연봉 3천600만원 이하만 받을 수 있어 20, 30대 초반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불황 속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젊은 직장인이나 주부들은 저축하기에는 적은 수준이어서 대부분 소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유가환급금 지급이 소비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창립행사, 사은행사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유가환급금은 연봉에 따라 6만원에서 24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소형 가전제품이나 디지털 제품, 의류 등을 판매하는 매장은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본점 및 프라자점 생활관매장은 인터넷, 문서작업, 등 PC의 기본 기능에 집중하는 대신 무게와 크기를 줄여 이동성을 강조한 미니 노트북인 '넷북(Netbook)'을 선보여 신세대 직장인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정장 매장도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차분하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남성용 정장은 30만~50만원대이고, 여성용 정장은 40만~60만원대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또 정장 구두의 가격대는 10만~20만원대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백화점은 고객들의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창립 64주년 행사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9일까지 당일 20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구매금액의 5%에 해당하는 상품권 또는 생활용품을 증정하는 사은행사를 진행한다.
대구백화점 마케팅총괄팀 김재오 과장은 "최근 실물 경기가 위축돼 소비를 기피하던 고객들이 유가환급금과 다양한 세제 혜택으로 하반기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가환급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의 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해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아백화점도 '유가환급금 특수'를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9일까지 20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5%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사은행사를 가진다. 동아쇼핑점 1층 화장품매장에서는 경품대축제 행사를 갖고 5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응모권 추첨을 통해 수입화장품 선물세트를 경품으로 제공하면서 여성고객을 공략한다. 남성 고객의 경우 9일까지 남성의류 경품 대잔치 행사를 통해 5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응모권 추첨을 통해 의류구매권을 증정한다. 또 수성점에서는 트랜치코트와 캐시미어코트를 할인·판매하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캐주얼 특집전을 진행한다.
동아백화점 전략마케팅 최원규 과장은 "유가환급금은 공돈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는 직장인들과 주부들이 평소 구입하고 싶었던 상품을 구매할 것으로 판단돼 다음달까지 다양한 마케팅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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