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조건이 '100% 사랑'이 된 것은 최근 일이다.
사랑보다는 재산, 권력, 명예 등 가문의 조건으로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제인 오스틴의 고전 '오만과 편견'이 바로 그 조건 속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을 그린 작품이다.
23일 오후 2시 40분 EBS '일요시네마'에 방영되는 '오만관 편견'은 '어톤먼트'를 만든 조 라이트가 2006년 감독하고, '카리브의 해적'의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믿는 자존심 강하고 영리한 소녀다. 좋은 신랑감에게 다섯 딸들을 시집보내는 것을 남은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는 극성스러운 어머니와 딸들을 지극히 사랑하는 아버지의 다섯 자매 중 둘째.
조용한 시골에 부유한 가문의 신사 빙리와 그의 친구 다아시(매튜 맥파든)가 여름 동안 대저택에 머물게 되면서 다섯 자매들은 흥분에 들뜬다. 댄스파티에서 처음 만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하지만 자존심 강한 엘리자베스와 무뚝뚝한 다아시는 만날 때마다 서로에게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사랑의 줄다리기를 한다. 다아시는 아름답고 지적인 그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 비바람이 몰아치는 언덕에서 가슴 속 깊은 곳에 담아둔 뜨거운 사랑을 그녀에게 고백한다.
그러나 결혼의 조건이 오직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는 엘리자베스는 다아시를 외면한다. 그가 친구 빙리와 그녀의 언니 제인의 결혼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제인이 명망 있는 가문 출신이 아니라는 것이 이유였는데, 이를 통해 엘리자베스는 그를 오만하고 편견에 가득 찬 속물로 여기게 된다.
영화는 사랑할 때, 연애할 때, 그리고 결혼할 때 남자와 여자가 사로잡히기 쉬운 '오만과 편견'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둘은 서로에게 강한 매력을 느끼지만 자존심 때문에 겉도는 둘의 로맨스는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던 사랑의 갈등일 것이다.
'오만과 편견'은 제인 오스틴이 1797년에 완성한 소설이다. '첫 인상'이란 제목으로 출판사를 전전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1811년에 출판한 후 원고를 고치고 제명도 '오만과 편견'으로 바꿔 1813년 출판했다.
오스틴은'귀여운 어린이'라고 부를 정도로 극중 인물 엘리자베스를 지극히 사랑하였다고 한다. 예리한 감정 터치와 재치 있는 유머가 곁들여진 품위 있는 영화다.
김중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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